아어우리말(81)/ 나쁜 습관은 ‘지양’하고 좋은 습관은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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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81)/ 나쁜 습관은 ‘지양’하고 좋은 습관은 ‘지향’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9.04.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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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지양’ : 하지 않거나 피하는 것
‘지향’ : 해야 하거나 나아갈 방향

“단순 공연관람을 지양하고 교육대상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향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예문의 ‘지양’과 ‘지향’은 발음과 철자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더구나 ‘지양’을 쓸 자리에 ‘지향’을 쓰거나 ‘지향’을 써야 할 곳에 ‘지양’을 쓰면 뜻이 정반대로 바뀌어 버리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지양(止揚)’은 “정쟁을 지양하고 경제를 우선시해야 한다”, “싸움을 즐기면서 경멸하는 이중성을 지양해야 한다”, “이행 불가능한 약속을 지양하고 행동으로 보여라"에서 보듯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어떤 것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지향(志向)’은 “우리는 시장경제를 지향한다”, “남북한은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에서와 같이 ‘어떤 목표로 뜻이 쏠리어 향함 또는 그 방향이나 그쪽으로 쏠리는 의지’를 뜻한다.
간단히 정리하면 ‘지향’은 ‘나아갈 방향’이고 ‘지양’은 ‘하지 않거나 피하는 것’이다.
단순 실수로 중요한 국가문서 등에 “남북한은 평화통일을 지양해야 한다”처럼 기록돼 있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남북한은 평화통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자칫 무력통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으니 글자 하나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지향’과 ‘지양’은 둘 다 사회에 공존하는 여러 부조리한 요소를 극복하며 목표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닮은꼴이지만 더 생각하면 ‘지향’은 최종적인 도달점을 강조한 것이며, ‘지양’은 도달점에 이르기 위해 나쁜 것은 치워내야 한다는 당위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지양’이라는 단어 사용을 되도록 ‘지양’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많다. 원래 ‘지양’이라는 말은 일본어 영향을 받은 단어이므로, 실제로 국어사전에서는 ‘피함’이나 ‘하지 않음’이라는 말로 순화해 쓸 것을 권한다. ‘흡연을 지양하도록’과 ‘흡연을 삼가도록’, ‘장애인들을 질시하는 사회인들의 인식을 지양해 주었으면’과 ‘장애인들을 질시하는 사회인들의 인식을 고쳐 주었으면’, ‘낭비적인 휴가를 지양하고 가족과 함께 즐기는 휴가생활을 지도할 것’과 ‘낭비적인 휴가 대신 가족과 함께 즐기는 휴가생활을 지도할 것’, ‘현재와 같은 입시위주의 지식중심 교육은 하루속히 지양되고’와 ‘현재와 같은 입시위주의 지식중심 교육은 하루바삐 고쳐서’, ‘추경 예산 편성 지양, 재정 지출 고삐 죌 때’와 ‘추경 예산 편성 중지, 재정 지출 고삐 죌 때’
‘지양’을 ‘지향’한 문장과 ‘지양’을 다른 말로 순화한 문장들을 나열해봤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는 글은 언제나 환영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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