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의료원 장례식장 위탁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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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의료원 장례식장 위탁 ‘절대 안돼’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9.05.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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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보고서에 ‘민간 장례식장 없다’고 거짓 보고 / 직영 문제점 부각

▲서성만 보건사업과장이 군의원들에게 태안군 장례식장 견학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보건사업과 태안군 출장 보고서에
‘민간 장례식장 없다’고 거짓 보고
 직영 문제점 부각…위탁경영 유도

의료원 장례식장 운영과 관련 태안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 운영 실태를 보러 출장 다녀와서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놓고 사실 아닌 거짓 보고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군청 직영 장례식장 운영사례를 견학한 출장 보고서가 위탁 운영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은 지난해 11월 23일 문을 닫았다. 당시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장례용품과 식당 참여 업체가 장례를 치른 주민으로부터 장례비(식대, 용품비, 빈소사용료 등)를 받아 군(보건의료원)에 현금으로 빈소사용료만 입금하는 등 ‘장례식장 운영 조례’ 규정을 지키지 않는 운영 형태가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보건사업과는 지난 4월 중순경 장례식장을 직영하고 있는 충남 태안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을 견학하고 출장보고서를 군수에게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순창군 의료원 장례식장 현황과 태안군 장례식장 현황 및 실태, 장례식장 직영시 문제점, 부서의견이 담겨 있다. 이 보고서의 ‘우리 군 장례식장 직영 운영시 문제점’에는 “인력 최소 7명 채용에 따른 인건비 소요예산이 연 2억1000만원이며, 비품보관창고 부족, 직영운영으로 인한 식자재 보관과 식품보관을 위한 냉동ㆍ냉장시설 확대” 등 문제점을 부각했다. 또, 부서의견에는 “태안군 보건의료원 상례원은 직영 장례식장으로 분향실(6개), 종사자 19명을 두고 년 512건의 장례를 치르고 있으나, 한해 1억5000만원 정도 적자 운영을 보이고 있음”이라고 적었다.
또 “장례건수가 몇 건 일지 불투명해도 장례업에 종사하는 직원은 24시 대기를 해야 함으로 장례건수가 군민들의 원하는 건수에 미달할시 주민 여론이 좋지 않을 것으로 장례식장으로 인한 문제가 계속 발생될 것으로 예상됨”이라며 “태안의 경우는 민간장례식장이 없으나 우리 군의 경우 민간 장례식장이 4개소가 있으며, 직영 장례식장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장례식장 운영재정부담 등 직영운영은 사실상 어렵다고 사료되며 장례식장 운영을 당분간 민간업체 4개소에 맡기고 추이를 보면서 위탁으로 방침을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사료됨”이라고 작성했다.
‘태안군에는 민간 장례식장이 없다’는 보고를 확인해봤다. 태안군에는 2018년 1월경까지는 민간이 운영히는 장례식장이 2곳이 있었고, 현재도 1곳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터넷에서 ‘태안군 장례식장’을 검색하면 태안군 의료원 장례식장과 ‘안면도장례식장’과 ‘현대예담문화원’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열린순창>은 장례식장 두 곳에 전화를 걸었다. ‘안면도장례식장’은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현대예담문화원’은 “2018년 1월까지 운영하다가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원이 작성한 “태안의 경우는 민간장례식장이 없”다는 보고는 거짓으로 확인됐다.
이에 서성만 보건사업과장은 “태안군 직원에게 확인했는데 없다고 했다”며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군은 장례식장을 설치할 때도, 장례식장을 운영할 때도, 새 운영 방안을 검토하면서까지 ‘제대로 확인하고 제대로 분석하고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례식장 수익 내기 위해 만든 시설 아니다”
“필요시 조사권 발동…주민위해 바로 잡겠다”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은 “주민들을 위해 장례비용을 대폭 줄인다”는 목적으로, 당초 설계를 변경하여 설치했다. 위탁 운영하면 장례비용을 줄이기 어렵다며 직영을 택했고, 민간 장례식장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직영한다며 개원했다.
태안군 ‘현대예담문화원’은 태안 현대요양병원 안에 있는 장례식장이다. 전화로 문을 닫은 이유를 물으니 “태안의료원 상례원(장례식장)과 인근 서산의 큰 병원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주민이 많아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태안군과 서산시는 인접해있고, 대형 병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대형병원 장례식장도 이용하고,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은 장례비용이 저렴해 경쟁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도내에서 무주군의 경우도 태안군과 비슷한 상황이다. 무주군도 의료원 장례식장이 들어선 후 민간장례식장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 주민은 “원래는 민간장례식장이 1곳 있었는데 군에서 장례식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니 장사가 되지 않아 힘들다며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태안과 무주군은 “장례비용을 낮춘다”는 목적으로 장례식장을 행정에서 직영했고 목적을 이뤄냈다. 그런데 순창군은 “거짓까지 넣어 가며 위탁운영하려고 한다.” 군 의원들은 지난 22일 실태조사 때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아 “위탁 절대 불가”를 선언했다.
군 의원들은 “민간업체가 4개나 있는 상황에서 위탁운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의료원 장례식장은 수익을 내기 위해 만든 시설이 아니다. 적자가 나더라도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든 시설이다. 그런데 불과 1달 사이에 그것도 태안에 가서 운영방식을 배워 직영으로 하겠다고 보고해 놓고 어떤 이유로 위탁으로 방향을 바꾼 것인지 의문”이라며 필요하면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해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운영을 중단한 보건의료원 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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