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림왕 임종국 선생. "나무를 심는 것은 미래를 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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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왕 임종국 선생. "나무를 심는 것은 미래를 심는 것"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1.03.3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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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면 동산마을 출신, 장성 축령산 편백 숲 조림

 

▲ 수려한 경관과 산림욕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전남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 빽빽한 녹음을 뚫고 듬성듬성 내비치는 햇살이 마치 원시림을 연상케 한다.


나무와 꽃의 계절이 왔다. 이곳저곳서 나무를 심고 꽃을 심는다. 4월은 식목의 달. 만산이 푸르다.

 

전남 장성에 가면 축령산이 있다. 장성의 보고라 불리는 이곳은 편백나무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찾아온 방문객들로 산과 사람이 하나가 된다. 258헥타르(ha)에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하다. 피톤치드가 대량으로 방출되어 삼림욕장으로 인기가 높다. 장성의 보물이요 우리나라의 보물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40여년이 넘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는 축령산에 이런 나무를 심은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복흥 출신 임종국 선생이다. 어떻게 순창출신이 장성에 나무를 심었을까 궁금해진다.

임종국 선생은 1915년 복흥면 동산마을(구명 조동리)에서 임영규씨의 장남으로 태어나 25세 때인 1940년에 장성읍 장안리 장재마을로 이주해 양잠과 특용작물을 재배했다.

광복 후 양묘업에 종사하면서 우연히 장성군 장성읍 덕진리 소재, 인촌 김성수 선생의 삼나무와 편백 조림지 대경목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어 1956년도부터 조림에 착수했다. 북일면 문암리, 서삼면 모암리, 북하면 월성리 등 임야 100ha를 매입하고 대단위 조림을 실시하게 되었으나 당시 생계도 어려웠던 시대에 임업에 투자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매년 수많은 인력을 동원하여 조림과 나무가꾸기 작업을 계속하면서 임지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임야관리인을 배치하고 임도를 개설하다보니 예상 밖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어 결국 전ㆍ답과 가산을 처분하고도 많은 채무를 안게 됐다. 요즘처럼 은행이나 농협에서 융자를 얻기도 쉽지 않아 사채를 써야했고 결국에는 그 당시에는 보기 드문 광주 동명동의 2층 양옥과 장성 한옥을 처분했다. 이전에는 묘목사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국유림도 조성했으나 이것으로는 감당이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홍수에 묘포장이 소실되는가하면 가뭄과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기도 했는데 1968년 가뭄에는 인부를 구할 수 없어서 온 가족이 물지게를 지고 한그루의 나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산길을 수없이 오르내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니 인근 주민들이 야간에 횃불을 들고 나와 도와주기도 했다는 일화가 있다. 

대한민국 4대 녹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혀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산림청장 권유받기도

임종국 선생이 심고 가꾸어놓은 산림은 전국 제일로 평가된다. 한국 산림정책의 성공사례로 꼽혀 전국의 공무원과 학생들의 견학림으로 활용되고 해외 산림관계자들도 방문하여 격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그 공로를 인정하여 1970년 철탑산업훈장, 1972년 5ㆍ16민족상 등을 수여했다. 임 선생은 2001년 4월, 20세기 국토녹화사업에 크게 공헌한 인물을 선정되어 영예를 부여받고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광릉 국립수목원안에 설치된  ‘숲의 명예전당’에 오르게 되었다. 아울러 대한민국 녹화 4대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불린다.

축령산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태백산맥’을 비롯해 ‘내 마음의 풍금’과 문화방송(MBC) 드라마 ‘왕초’ 등이 촬영됐다.

2000년 11월에는 산림청과 민간단체인 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와 유한킴벌리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이곳 서삼면 모암리 일대 조림 성공지가 ‘22세기를 위하여 보존해야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장성군과 전라남도는 산림청에 매입 할 것을 건의했고, 산림청에서도 국가가 관리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판단아래  2002년 4월, 이 지역 258ha의 조림 성공지를 40억6800만원에 매입하여 조림 모델림으로 관리하고 있다.

임종국 선생은 타계 후에도 산과 함께 했다. 1987년 복흥 동산에 안장되었으나 수목장을 실행한다면 고인의 뜻을 기리는 한편 산림녹화의 중요성 등 대국민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고 친환경적인 장묘문화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되어 2005년 조림지에 수목장을 만들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세상을 떠나서도 나무를 기르는 한 줌 흙으로 살아난 것이다.
 

 

■ 인터뷰

  8촌지간 동산마을
 임종철 씨

 

△ 임종국 선생을 어떤 분으로 기억하시나요.

- 산림 가꾸기에 평생을 바치신 분입니다. 오로지 산림녹화만이 그 분의 길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산림청장 권유를 받기도 했습니다. 저하고는 8촌 지간으로 나이차가 있지만 제가 묘목장 감독도 했고 광주 집에서 자기도 했습니다.

△ 복흥지역에도 많은 나무를 심었다고 들었습니다.

- 당신께서 태어나고 자란 복흥지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복흥초등학교와 동산 초등학교에 은행나무를 심었는데 교정에 커다랗게 자란 은행나무가 바로 그때 심은 것입니다. 이곳 동산 마을에도 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 임종국 선생 가족을 알고 계신가요.

-네 5남 2녀가 있습니다. 다들 소재는 모르지만 조경회사 현장소장, 시청 건설과, 수석전문가 등으로 활동하는 걸 보면 아버지의 피를 이어 받았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식목일이 다가옵니다. 산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 마음이 아픕니다. 가꾸기 위한 벌채를 해야 하는데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무분별한 벌채허가가 이뤄지면서 민둥산이 적지 않습니다. 보식과 관리가 시급합니다. 담당 기관이 신중하게 결정하시고 현장을 꼭 확인하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축령산은 전남 장성에 있으며 노령의 지맥에 위치한 산맥으로 전남북의 경계를 이룬다. 축령산 남서쪽 산록은 마치 유럽풍의 잘 조림된 침엽수림지대를 연상케 한다. 참빛처럼 가지런히 자란 빽빽한 침엽수림이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의 청량감을 준다. 삼나무·편백·낙엽송·테다·리기다소나무 등 수령 4∼50년 생의 숲이 779ha 가량 널찍하게 바다를 이룬다. 주변엔 천연림인 상수리·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이 둘러싸고 있어 더욱 툭 뛰어난다. 그 인공수림 사이로 산의 7부 능선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임도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산림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축령산 산행의 깃점은 광주에서 갈 경우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괴정마을, 서삼면 대덕리 대곡마을, 서삼면 모암리 모암마을 혹은 북일면 금곡마을등 네방면으로 접근한다. 어느쪽을 택할 것인가 미리 정해 장성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를 골라 타야 한다. 방향이 전혀 틀리기 때문이다. 만약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장성톨게이트에서부터 길이 갈라지므로 미리 유념해야 한다. 괴정마을 코스는 필암서원과 추암계곡의 철철폭포 등을 구경할 수 있음에 반해 교통이 불편하다. 반면 대곡·모암마을은 군내버스 운행횟수가 많아 교통편이 좋은 대신 등산코스가 밋밋하지만 나름대로 정취가 있다. 금곡쪽은 진입로가 먼 대신 산행의 시작부터 조림지가 펼쳐진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등산로가 완만한 추암리 괴정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금곡마을 쪽으로 하산하거나 반대로 금곡마을에서 출발하여 괴정마을 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무난하다.

축령산의 아름다운 편백나무 숲을 비롯한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탐방객들이 맑은공기와 쾌적한 산림욕을 즐기실 수 있도록 축령산 내 도로는 차량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주차를 하실 경우에는 모암 산촌생태마을 인근에 설치된 모암리 임시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자료출처 : 장성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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