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일반 보급종 절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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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일반 보급종 절대 부족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04.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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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잘못 농가 신청량의 절반도 공급 못해

올해 벼 보급종이 신청량의 절반밖에 되지 못한 가운데 읍ㆍ면과 마을별 배정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국립종자원이 군에 보급한 종자는 모두 15만6720킬로그램(kg)으로 이 가운데 일반 배정량은 10만9660kg, 우선 배정량은 4만7060kg이다.

이중 공공비축미 수매품종인 온누리와 황금누리는 각각 4만8000kg, 1만2600kg이고 순창농협이 수매하는 동진찰벼는 1만8000kg이다.

당초 군이 읍ㆍ면별로 신청받아 집계한 물량 314톤(8개품목)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이는 국립종자원의 우량종자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이런 상황이 보급종을 받지 못한 농가들은 자체적으로 또는 보급종을 보유한 농가에서 볍씨를 얻어 못자리를 할 수 밖에없는 형편으로 내몰았다. 읍ㆍ면 농민상담소는 이 과정에서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있다.

그런데 올해 유등, 팔덕, 동계면에는 일반 보급종 황금누리가 아예 배정이 되지 않았다.

올해 수요가 많은 황금누리 품종은 작년 생산량이 적어 다른 곳에서도 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황금누리 우선배정량 2만1670kg 중 순창농협이 받은 물량은 1만400kg 인데 이 가운데 상당량이 유등ㆍ팔덕 지점에 배정됐다. 이에 군은 형평성을 이유로 이 3개 면에는 종자공급을 안했다. 농가에 보급해야 할 최소 수량 비율은 정해져있지 않았고 문제가 된 황금누리는 수요예측도 잘 못된 것으로 보인다.

이영은 국립종자원 종자유통과 정부공급담당은 “순창군은 당초 온누리만 단일 품종으로 했다가 갑자기 황금누리를 추가했다. 이로 인해 예상보다 적은 수량이 공급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주호 농업기술과 작물기술담당은 “순창농협이 읍ㆍ면 배정을 하면서 두 면에 많은 양을 배정해주다보니 군에서는 형평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농촌지도사들과 회의를 거쳐 유등, 팔덕, 동계면에는 종자보급을 안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농가 신청물량이 138만kg인 황금누리를 종자원이 12만600kg(8.7%)만 공급하자 군은 애초부터 농협에 육모종자를 신청한 사람과 군에 육묘종자를 신청한 사람이 다른 것을 알면서도 농협이 우선배정물량을 많이 배정한 팔덕면과 유등면을 제외시킨 것이며 이에 종자를 공급받지 못한 팔덕ㆍ유등 농가의 원성을 사게 된 것이다.

순창농협 측은 “일반보급종의 배분은 농협과 관련이 없고 우선보급종은 우리가 별도로 신청해 받은 것이므로 배정 또한 알아서 한다. 군에서 우선보급종과 일반보급종을 연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리나 군은 “이 같이 결정한 방법이 최선이었음을 알아 달라”며 농협과 군의 상관관계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우선보급종과 일반보급종은 차이가 있다. 벼의 종류는 같으나 우선보급종은 영농법인, 육묘장, 미곡종합처리장, 대농가 등 쌀 브랜드화를 추진하는 대규모 단지에 공급하는 것이고 일반보급종은 개별 농가에 보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에 공급된 우선보급종은 육묘사업을 하기 위한 것으로 농가에 판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팔덕, 유등, 동계면의 보급종을 받지 못한 농가는 자체적으로 육모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묘장에서 기른 모를 사서 농사를 지어야 할 지경에 이르게 했다.

제용모 순창농협 경제상무는 “농가에서 육묘를 하는 것보다 사는 것이 비용은 더 들어가게 되지만 사실 육묘사업의 경제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육묘를 별도로 하지 않는 농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육묘 종자를 공급받아 길러낸다”고 말했다.

해마다 신청량보다 부족하게 공급되는 보급종을 일괄 관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군과 순창농협은 모두 난색을 표했다.

송창훈 농정과 작물기술담당은 “종자관리법에 의한 관리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부서 직원이 두 명 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우량종자를 가려내고 관리할 수 있을 정도가 못 된다”고 말했다.

제용모 상무도 “육묘재배는 농가가 훨씬 잘 하기 때문에 농협에서 일일이 종자관리까지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팔덕면 일부 주민들은 ‘조합 탈퇴’라는 최후의 방법까지도 고려하겠다고 말한다. 군과 순창농협의 어긋난 배분과정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올해도 바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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