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는 지난 9일 마을주민 44명과 함께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경남 진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거가대교, 부산 광안리, 용궁사 등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내적마을은 34가구가 모여 사는 전형적인 농촌의 시골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 남의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깝다.
“올해가 택주(조국현씨 장남) 아버지 칠순인데 잔치는 언제 하느냐”며 마을주민들이 칠순잔치에 궁금증을 나타냈다.
하지만 조씨는 마을주민들의 관심과 달리 뜻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항상 가족처럼 지내고 있는 동네 주민들에게 무엇으로든 선물을 하고 싶었던 것.
내적마을 주민들은 올 봄 친목과 단합을 위한 여행계획이 있었다. 이런 계획을 알고 있는 조씨는 부인 양남희(66) 씨와 3자녀를 불러 잔치비용을 마을 여행경비로 쓰고 싶다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장남 택수(44)씨는 전주팔마레미콘 과장으로 재임중이고 차남 택주(41)씨는 자영업을 하며 막내 택의(37)씨는 남원국도유지사무소에 근무한다. 이 삼형제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하고 여행에 드는 경비 일체를 나눠 내기로 결의했던 것이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여행 중 부산광안리 한 식당에서 깜짝 칠순잔치를 마련해 주인공인 조씨와 주민들이 함께 생일 케이크을 자르고 뜻을 모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같은 조씨의 선행으로 내적마을 주민 모두가 하나가 되는 여행이 된 것이다.
양병만(65) 내적마을 이장은 “오손 도손 한 가족처럼 지냈던 마을 주민들이 이번 여행으로 더욱 친밀해졌다. 조국현씨가 관광비용은 물론 식대와 간식비용 전체를 부담해 미안한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주민모두에게 뜻 깊은 여행이었다”고 환한 웃음으로 조씨의 선행을 전했다.
한편 2001년 퇴직한 조씨는 모범공무원 상을 3회 수상했으며 현재 사조산업(주)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