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두 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진 흑염소가 6마리를 출산하는 경사가 났다.
지난달 29일 조길만(54ㆍ팔덕 산동) 오막래(52)씨 부부는 흑염소 울음소리에 출산을 짐작하고 외양간으로 달려갔다. 조씨 부부는 깜작 놀랐다. 무려 6마리를 출산한 것. 조 씨 부부는 직접 보고도 이를 믿을 수 없었다.
조 씨 집에서 한 번에 새끼가 6마리나 태어났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동네 전체로 퍼졌다. 조 씨 집은 이웃들이 하루에도 수차례 둘러보며 새끼 흑염소를 구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기자가 취재를 하던 그 순간에도 이미 두 명의 이웃이 흑염소를 구경하던 차였다. 어미 흑염소는 이번이 세 번 째 출산이지만 아직 이름이 없다.
“다산이라고 하면 좋겠다. 새끼를 많이 낳았으니 다산이.” 이웃주민의 작명에 조 씨도 공감하는 모습이다.
흑염소가 새끼 6마리를 한 번에 출산한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단 두 번밖에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학계에서는 4마리까지는 별 탈 없이 순산하는 것으로 보나 그 이상은 새끼 흑염소의 생존율이 떨어질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신상민 전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 산부인과 담당수의사는 “보통 1~2마리를 품을 수 있는 자궁에 6마리의 새끼가 들어섰다는 것은 태아가 배안에서 정상적으로 커야 할 공간이 비좁아짐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경우 자궁이 협소하면 대개 새끼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몇 마리는 죽게 된다”며 “과도한 호르몬 영향에 의해 배란이 많이 되면서 수정이 많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분만이 된 것은 특이사항”이라며 믿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음을 설명했다.
다행히 태어난 지 갓 일주일 된 새끼 흑염소들은 다른 새끼들보다 체구가 작지만 모유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등 모두 건강한 상태다. 오히려 가장 작은 새끼가 울음소리는 제일 커 부부에게 흐뭇한 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다만 어미 혼자서 6마리분의 젖을 다 감당할 수 없어 부부가 수시로 새끼 두 마리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다.
조 씨는 “초유에 면역물질이 들어있어 이틀간은 초유를 먹이다가 지금은 분유도 먹이고 있다. 모유나 분유나 잘 먹는 것을 보면 앞으로 잘 클 것이라고 본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조 씨 부부가 흑염소를 키우기 시작한 지는 올해로 4년째가 됐다. 우연히 이웃이 키워보라며 건네 준 흑염소 4마리는 현재 45마리가 되었다. 게다가 학계에서도 드문 6남매 출산을 보았으니 그 기쁨이야 오죽할까. 팔덕교회 장로를 역임하고 있는 조 씨는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잘 때는 한데 붙어서 자는 모습을 보면 하나님이 나를 웃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