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 35년만에 해후도게임 등 즐기며 애향심 확인출향인들의 잔치’ 제29회 재경순창군향우회 청년회 체육대회가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살곶이 체육공원에서 열렸다.
재경 청년회 체육대회는 지난 1981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이어져왔다. 시작 당시 몇 백 명 내외로 조촐했던 인원은 올 체육대회에는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규모도 커지고 행사구성도 다양해졌다. 군에서는 읍ㆍ면별로 관광버스를 타고 올라온 군민들이 가세해 향우와 지역주민간의 반가운 만남이 이어졌다.
체육대회는 족구, 축구, 줄다리기, 장수게임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구성됐다. 축구경기는 읍ㆍ면별 참석인원을 고려해 두세 개 읍면이 한 팀을 이루어 진행됐다. 향우들은 연신 몸을 날리고 공을 차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그 결과 행사 시작 전부터 치러진 족구경기는 팔덕면이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경기에서는 먼저 두 골을 내주고도 연거푸 3차례나 중거리 슛을 성공시킨 쌍치ㆍ적성ㆍ풍산 팀이 역전승을 거뒀다. 김정엽(45ㆍ풍산 대가 출신) 향우는 “조기축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 체력에 자신 있었다”며 “처음에 2골을 내주고 나서 수비를 정비했는데 다행히 수비수 3명이 자리를 잘 지켜준데다 우리 팀의 중거리슛이 잘 들어가 우승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며 기뻐했다.정동영(58ㆍ구림 통안 출신) 국회의원이 직접 심판을 맡은 줄다리기
경기에서는 인계면이 우승했다. 정 의원은 “제가 구림 출신이라 구림면이 승리를 거뒀으면 했는데 힘을 다른 데다 써서 미리 떨어진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인계면 출신의 한 향우는 “통돼지 고기를 맛나게 먹고 나니 힘이 불끈 솟아 우승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밀가루 속에 숨겨진 엿을 찾는 경기에서는 연거푸 재미있는 장면이
체육대회 중간에는 반가운 만남도 이어졌다. 시산초등학교 32회 동창생 10여명은 이날 쌍치면 천막 아래 모여 옛 추억을 안주삼아 술잔을 돌렸다. 특히 이현수(48ㆍ쌍치 중안 출신) 향우와 박성춘(48ㆍ쌍치 금평 출신) 향우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무려 35년 만에 해후하는 감격을 누렸다.
이 씨는 “동창회 모임과 어머니 생신 등 집안 대소사 날짜가 자주 겹쳐 못 가곤 했는데 오늘 비로소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며 기뻐했다. 박 씨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닌 채 돈을 벌기 위해 외지로 흩어진 친구들이 많았다. 이 친구도 서울로 올라간 뒤 말로만 소식을 듣다 머리가 희끗해져 얼굴을 봤다”며 반가워했다. 이들은 서로 살던 동네의 풍경과 집안 대소사 등을 퍼즐 맞추듯 해가며 추억지도를 완성해갔다.
땀방울이 쏟아지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체육대회 결과는 동계면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대회기를 건네받은 재경동계면향우회 청년회는 이 기세를 이어 내년 체육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을 다짐했다.
■ 행사장에서 만난 사람들
“15대 청년회의 핵심 단어는 ‘자랑스러운 순창인의 헌신과 화합’이다. 영원한 고향 순창의 발전을 위해 늘 앞장서고자 한다. 행사를 준비하기 2주 전부터 날씨 때문에 천당과 지옥을 매일 오갔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늘에 맡긴 결과 다행히 날씨가 좋아졌다. 무사히 체육대회를 치를 수 있게 돼 감사한다. 내년 군 청년회 30주년 기념행사를 순창에서 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성대히 치르고자 한다.”
“전날 비바람이 몰아쳐 천막을 칠 수가 없었다. 새벽부터 준비를 했는데 물 빠짐이 좋아 행사에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비 때문에 먼지가 안 나 더 좋은 환경에서 체육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어려운 여건에 기금도 내주며 협조해준 재경향우회와 청년회 임원에게 감사한다. 준비한 것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군민들도 와서 즐길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화기애애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예전보다 사람도 많고 행사도 다양하게 구성돼 즐길 거리가 많았다. 새벽부터 준비하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고향 사람들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 순창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