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가 냉해와 구제역으로 깊은 한숨
상태바
농·축산가 냉해와 구제역으로 깊은 한숨
  • 안종오 기자
  • 승인 2010.07.20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가 “배추, 복분자, 과실 타격, 모내기도 늦어져”축산농 “현재 방역활동으로 예방 가능할까” 우려

 

▲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활돌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모습.


순창지역 농·축산가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냉해와 점점 남하하는 구제역으로 어수선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봄철 모내기가 평균 보름 이상 늦어지고 있으며, 각종 과실 피해도 커지고 있다.

냉해 피해 복분자 배추 과실 타격

통계청에 따르면 금년 봄철(3월 1일~4월 20일)은 최근 40년 중 가장 많은 강수일수와 가장 적은 일조량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봄철에 비가 내린 날은 평균 12.9일이었는데 올해는 19.6일이나 됐다. 봄철 일조시간도 지난 10년 평균이 338.1시간인데 비해 올해는 247.1시간으로 평년과 비교해 73% 수준에 그쳤다.

 

 

 

▲ 냉해피해로 다 죽어간다.

 

비는 잦고 햇빛은 약한데 기온까지 뚝 떨어지는 바람에 농가에서 냉해(冷害)도 속출했다. 지난 겨울 혹한에다 4월까지 이어진 이상저온으로 얼어 죽는 나무가 속출하는 등 과수원은 여전히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라면 올해 제대로 된 과일 구경하기가 힘들 전망이다.

4월에 눈이 내린 것은 20년만으로 순창 등 전북지역 및 전남지역의 배 농가는 꽃이 얼어 꽃가루 수정이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또한 3월 무·배추 등 신선채소는 생산 차질로 농산물 물가가 치솟아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상저온으로 모내기도 평균 보름 이상 늦었다. 지난주부터 모내기를 시작했으나 앞으로의 일조량이 충분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배추는 타격이 가장 크다. 보통 4월초에 식재하여 6월초-중순 사이 출하를 하나, 현재 성장 속도가 현저히 느린데다 앞으로의 날씨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달라질 전망이다. 여름배추는 상당수가 계약재배로 이뤄진다. 따라서 업자와 생산 농민들간 다툼도 예상된다. 보통 계약금을 받고 출하 시 잔금을 치르나 상품성에 따라 잔금지급에 이견이 나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과실도 피해가 많다. 복숭아 농가들은 최근 지자체에서 언 피해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복숭아나무에 꽃눈이 피지 않은 곳이 많아 정확한 피해 조사가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배 농가라도 대부분 ‘특약사항’으로 돼 있는 봄철 언 피해에는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농가들은 “봄철 언 피해를 농작물재해보험 특약이 아닌 주계약에 포함시키는 등 신속한 대책 마련과 피해보상으로 농업인들의 피해를 보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배도 직격탄을 맞았다. 배꽃이 피었지만 말라 죽는 암술이 늘어나는 등 냉해 피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복분자는 지난해에 수확량에 상당 폭 경감될 전망이다. 촘촘하게 있어야 할 복분자 나무가 듬성듬성 나 있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수확철 농협에서 받는 복분자 수매 가격은 크게 상승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복분자 가격 상승은 올해에 이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순창, 구제역 안전지역인가?

올해 초 경기 파주에서 시작한 구제역이 충남 청양까지 번졌다.

청양과 불과 28㎞ 떨어진 전북도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거리상으로는 청양에서 익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거리이고, 익산지역에도 100여두 이상의 돼지를 사육하는 축산농가가 있는 만큼 이 지역이 뚫릴 경우 바로 도내 전체로 구제역이 확산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만일 익산이 전염되면 순창과의 거리는 불과 2시간이내로 안심 할 수 없다.

익산에는 10만~12만여두의 돼지를 키우는 왕궁지역을 비롯해 중규모 이상의 축산농가가 분포돼 있어 구제역이 충남지역에서 남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일로를 걷게 된다.

평년보다 기온이 낮고 일조량도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구제역은 이달 말까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나온다.

문제는 오리무중인 전염 경로다. 방역당국은 축산관련 업체의 인력과 차량 등에 의해 구제역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추정할 뿐이다. 그래서 소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예방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일단 발병하면 살처분 등 최악의 대책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이모씨는 “지금의 방역태세로는 구제역을 막기는 힘이 들지 않나 생각한다. 소규모의 축산 농가는 군에서 직접 소독을 해주어 힘이 되지만, 중규모 이상은 군․축협에서 소독약 및 생석회만 지급, 소독은 직접 해야 해 힘이 들다”고 말했다.

소독은 주 1회를 규정하고 있지만 현재는 더 자주 하고 있다. 그러나 축산업 관계자들은 “축산기술연구소까지 뚫린 마당에 소독이 확률은 줄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겠냐”고 우려를 보내고 있다. “자체 소독과 농장주의 조심, 출입통제”가 현실적인 대인이라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과거 구제역은 경기와 충청권에 이어 그 이상 남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도가 올라가고 있어 이번 주와 다음 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소 거래가 막혀, 영세축산가들이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가격도 빠지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