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앞둔 배추 ‘추대’ 올라와
상태바
수확앞둔 배추 ‘추대’ 올라와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06.15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수확을 앞둔 배추에서 추대가 올라와 원인규명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추대가 올라온 복흥면 박봉주씨 배추.
육묘상 관계자 “우린 책임없다” 전화도 안 받아
전문가 “육묘과정 냉해 가능성”…원인규명 공방

종묘사와 육묘상을 통해 공급받아 재배한 배추에서 추대가 올라온 원인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중 육묘상에서는 이 일과 관련이 없다며 발뺌하고 있어 원인규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8일경 박봉주(66ㆍ복흥 상송)씨는 배추를 거둬가려는 계약 상인을 만나 자신 있게 배추 상태를 보여줬다가 큰 낭패를 봤다. 배추 밑 부분의 옹이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자란 추대현상이 나타나 상품성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하여 다른 배추들도 확인한 결과 군데군데서 ‘추대’가 눈에 띄었다. 계약 상인은 실망한 채 발길을 돌렸고 박씨의 밭 27마지기에 재배된 배추는 한 순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박씨는 다른 농가의 배추를 확인해봤지만 아무 이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묘사와 육묘상에 연락을 취해 사실을 얘기했지만 “직접 보러 가겠다”는 종묘사 직원과 달리 그가 모종을 받은 육묘상 관계자는 “책임이 없다”는 말로 회피했다. 박씨는 “인근 농가들의 배추 모종도 같은 곳에서 받았고 검증된 방법으로 길러왔다. 문제가 본인에게만 발생한 것도 그렇거니와 모종을 공급한 육묘상은 아예 의도적으로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30년이 넘게 배추를 재배해 온 그로선 자존심 상할 문제기도 했다.

박씨는 복흥면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3일 군 직원과 종묘사 관계자, 신용균 군의원이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배추는 더러 정상적인 것도 있었지만 추대가 많이 올라와 팔 수 없는 상태였다. 박재홍 명산종묘 소장은 “종자가 문제라면 다른 곳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와야는데 그렇지 않다. 육묘 부분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종자가 잘못돼서 그랬다면 이미 종묘사로선 신용에 커다란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대가 올라온 배추는 잎이 상대적으로 덜 자라고 양분을 뺏겨 가장자리 잎이 노란 현상이 나타난다. 전인백 농업기술과 경영상담팀장은 “추대는 배추가 자라는 환경이 안 좋아져 꽃을 피우고 죽으려 할 때 나타난다”며 “노화가 됐다는 것은 육묘를 일찍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2월과 3월의 평균온도는 예년보다 각각 1.4도(℃), 1.9℃ 낮았다. 이는 엄청난 차이이며 모종이 냉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박씨는 “정식 당시 육묘상에서 받은 모종이 약간 늙어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정식을 마친 배추가 냉해에 노출된 것이 추대 원인이라면 다른 농가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와야 맞다. 냉해피해는 지역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농가에서만 추대가 올라왔고 육묘상이 원인규명을 거부하는 상황은 육묘과정에서 관리소홀로 인한 책임의혹을 높이고 있다. 박씨의 배추를 육묘한 육묘공장은 다른 농가에도 배추모종을 공급했다. 신용균 의원은 “한 농가라고 하여 별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처럼 농가를 무시하는 태도는 여러 농가에서 문제가 발생했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생물이라 원인을 밝히기 쉽지 않지만 농민의 권익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연합체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분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육묘상을 찾아갔지만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말만 듣고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박씨는 현재 법률자문을 거쳐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