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위비 분담금, 미국의 현금지급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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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방위비 분담금, 미국의 현금지급기가 아니다
  • 오은미 전 도의원
  • 승인 2019.10.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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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임대료 114달러 13센트를 받는 것 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
2018년 제 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회의에서 방위비분담금 8.2% 인상된 10억 달러(1조 389억원)를 받아내고 나서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한 말이다. 이런 치욕스런 말을 듣고서도 많은 국민들은 힘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미국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도 어쩌겠냐는 것이다.
그러니 내년엔 6배가 넘는 6조원을 인상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날강도 같이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하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미국산 무기 구매가 증가했고, 앞으로도 무기 구매는 더 늘어날 것이고, 방위비 분담금이 꾸준히 늘어난 점 등 한국이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에 기여한 부분을 강조하는 것으로 방어논리를 세우고 있다’하니 복장이 터질 일이다. 칼을 들고 설치는 날강도에게 목숨만은 살려 달라 애원하며 원하는 것 다 가져가라는 것이다.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은 한국과 미국 공동의 방위 또는 방위비를 분담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주한미군 주둔지원금’ 또는 ‘주한미군주둔경비 특별지원금’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며, 결국 모든 경비는 일방적으로 한국이 부담하는 것이다.
‘세계최고 휴양지수준’으로 지었다는 평택미군기지 건설에 10조원이 들었다 한다. 그렇게 물을 쓰듯 펑펑 쓰고도 다 못쓰고 남아돌아 현금과 미집행액으로 축적하고 있는 방위비분담금은 2조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2013년 기준으로 한해 이자수익만 300여 억 원,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이자놀이만으로 수 천 억 원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미군기지 땅을 공짜로 쓰고 있으면서도 미군들이 쓰는 전기, 가스,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과 저장, 위생, 목욕, 세탁, 폐기물처리 하는 것까지 방위비분담금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한 성주 사드기지의 운영유지비, 폐기물 처리비용은 물론 제주 강정, 부산항 등에 들어오는 해외주둔 미군 핵항공모함, 핵잠수함 등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 비용도 우리 국민 세금으로 떠맡게 되는데도 힘이 없으니 달라는 대로 줘야 한다는 것인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의 고혈로 짜낸 세금이 결국 미국에게 황금 알을 낳아주는 봉이 되었고, 누르기만 하면 현금이 되어 나오는 현금지급기가 되어 버렸다.
며칠 전 문재인 정부는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선언하였다. 이는 지난 7월 WTO 개발도상국 지위 문제를 두고 “WTO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경우 미국과의 교역에서 손해를 감내해야 할 것” 이라는 트럼프의 말이 있고난 후 불과 3개월 여 만에 국민과 국가의 이익은 내팽개쳐지고 트럼프가 주문한 대로 되었다.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미국의 손아귀에 저당 잡혀 끌려 다니는 일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고 무릎이 절로 꿇어지는 비겁과 굴종의 역사를 과감하게 중단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미국’일 것이다.
방위비분단금 협상이 오가는 속에서 이뤄진 WTO 개도국 포기 선언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연결 지어 있다. 모든 객관적 지표로 볼 때 방위비 분담금은 대폭 삭감되거나 폐지되어야 마땅하지만 미국은 이번에도 6조로 협상카드를 내밀어 겁박한 다음 2~3조를 받아내고 해마다 더 뜯어내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강탈 수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여론이 80%에 달한다. 이런 국민적 여론을 용감하게 실행하며 미대사관저의 담을 넘었던 대학생들이 구속되었다.
우리의 세금 도둑은 결국 미국이라는 것이다. 도둑이 날강도가 되어 날뛰고 있는데 더 이상 두고만 보고 있을 것인가? 당당히 맞서야 하지 않을까? 혼자 덤비면 무모하지만 함께 덤비면 무서울 게 없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가 칼날을 제 나라와 제 국민에게 휘두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권을 강탈해왔고, 강탈해 가려는 미국을 향해 국민의 힘을 믿고 휘두르는 당당한 정부, 주권국가를 소망한다. 이제는 미국과 제대로 맞장 뜰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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