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ㆍ사진 : 노신민 구림작은도서관 운영자
살 것 같았습니다. 1인 운영체제인 작은도서관 운영자로서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았던 과학행사를 준비하면서 22일만 지나면 내 삶이 여유로워지면서 편히(?) 살 것 같았습니다. 동네의 작은도서관으로서 최초로 사업에 선정되어 국립광주과학관의 장비들이 설치되는 것에 따른 여러 기대와 부담감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믿었던 기관이나 몇 담당자들에게서 생각 외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쓴 맛과 짠 맛도 느꼈습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옛 시대적인 처리에 신 맛도 느꼈지요. 물론 단 맛도 있었습니다.
외면하는 담당자의 무책임한 표현에 힘들어 있을 때, 친절하게 직접 해결해 주신 분, 도서관에 처음 왔는데 너무 예쁘고 좋다는 분들, 도서관 안에 전시된 작품들을 동네로 옮기고 싶다던 분, 브이알(VR, 가상현실)을 타시고 난생 처음이라며 좋아하시던 어르신들, 부릉부릉 차타고 달려온 적성유ㆍ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의 감탄과 환호, 아이들 한 명 한 명 손수 안전띠를 채워 달려온 순창읍 꿈초롱빛초롱어린이집의 열정, 체험이 너무 재미있고 좋다며 또 하자는 아이들, 파란조끼를 입고 빨간봉을 손에 잡고 안전을 위해 애써주신 주민자치회 위원들, 칭찬카드 방명록을 빈틈없이 지켜주신 도서관 운영위원들과 자원봉사선생님들 그리고 마지막 모든 장비들이 정리되어 갈 때 까지 옆을 지켜준 남편.
그런데 행사를 마치고 며칠이 지난 지금, 행사를 준비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 하며 버텼던 만큼, 엄청 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너무 에너지를 쏟았던 탓인지 후유증에 몸살을 앓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남겨 준 칭찬카드를 보며 좋았던 것만 되새김하며 감칠맛을 느껴봅니다. 바쁜 농번기,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