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 실시하고 있다. 국가가 지정한 쓰레기봉투에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분리해 수거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물품은 따로 버리는 문화가 도시지역에서는 거의 정착되었다. 하지만 농촌 지역은 쓰레기 종량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규모 마을단위의 우리네 농촌은 쓰레기 종량제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쓰레기를 집 근처에서 불법적으로 소각하는 일이 빈번하다. 농촌에서 자주 발견되는 드럼통을 개조한 소각로는 타는 쓰레기(종이, 목재 등)와 타지않는 쓰레기(플라스틱, 비닐)를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태우기 때문에 유해물질을 발생시키고 대기를 오염시킨다.
농촌의 골칫거리는 농사용으로 쓰는 비닐과 농약병이다. 비닐하우스를 짓거나 땅에 잡초가 돋아나지 못하도록 비닐을 덮고 농사를 짓는 방법이 보급되면서, 농촌에서 사용하는 비닐 사용 양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 하지만 농촌의 폐비닐 수거율은 매년 40%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도 수거가 잘 되지 않아 매년 12만여 톤의 폐비닐이 농촌의 논과 밭 부근에 흉물스럽게 남겨진 채 땅을 병들게 하고 있다. 흙 속에서 비닐이 썩으려면 70년이 걸린다.
또 맹독성 농약을 담았던 농약병은 특별한 수거 기준 없이 농촌의 이곳저곳에 버려져 뒹굴고 있다. 이렇게 버려진 농약병은 농촌의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토양을 오염시키고, 자칫하면 동물이나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인근 공사현장에서 배출되는 산업폐기물의 무단투기장이 되기도 한다. 마을에서 인적이 드문 곳에 처리 비용이 발생하는 대형쓰레기나 못 쓰는 건축자재들이 곳곳에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식의 이기주의가 우리 고장을 병들게 한다.
이러한 지역의 쓰레기 문제를 해소하고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농촌의 쓰레기를 매립 또는 소각할 수 있는 쓰레기 처리 방안이 우리 실정에 맞게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