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치인 자녀 부정 입학ㆍ취업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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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인 자녀 부정 입학ㆍ취업에 대한 생각
  • 정동원 독자
  • 승인 2019.12.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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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원(적성 대산)

뉴스에 나오는 정치인 자녀의 부정입학ㆍ취업 뉴스를 보고 옛날 선인들을 생각해본다.
조선 정조 때 영의정을 지낸 김의에게 김재찬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김재찬이 어렸을 때이다. 훈련대장이 그를 불러서 병졸로 삼고자 하였다. 누구든지 훈련대장이 부르면 가야 하는데 그는 아버지의 힘을 믿고서 가지 않았다. 김재찬은 자신을 잡으러 온 병졸을 보고 아버지에게 매달렸다. 그러자 김익은 “내가 정승이지 너는 아니다”라며 호되게 꾸짖었다. 끌려가는 아들을 보며 김익은 병졸에게 편지 한 통을 넘겨주었다. 아무것도 쓰지 않은 백지였다. 자식을 살려달라고 쓰면 국법을 어기는 일이요, 자식이 죽는 것은 아비로서 큰 슬픔이기 때문에 차마 글로 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편지를 한참 들여다본 훈련대장은 김재찬을 곤장만 때리고 훈방하였다. 김재찬은 아버지의 깊은 뜻을 헤아려 학문에 매진하였고 훗날 영의정에 올랐다. 아버지의 아들 사랑의 깊은 뜻과 훈련대장의 넓은 아량이 담긴 좋은 일화로 기록되어 전해지는 이야기다.
달성 서씨 약봉 서성 어머니의 이야기도 소개해본다. 약봉은 조선시대 평안감사, 호조판서, 병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그는 생후 1년 만에 부친을 여의고 눈먼 어머니 고성 이씨 손에 자랐다. 어머니 이씨는 음식 솜씨가 좋았는데 특히 그가 만든 약과와 약주는 별미였다고 한다. 약봉의 어머니는 어려움 속에서도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애썼다. 약식과 약과 등을 만들어 번 돈으로 학문을 가르치는 거점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훗날 약봉은 혈혈단신의 가문에서 네 아들을 두고 생전에 손자 13명, 증손 34명을 보았고 인조 9년 1631년 4월 향년 74세로 타계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눈먼 어머니가 약봉을 키우며 많은 고생을 하였을 것이다. 아들을 잘 키워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 나라에 큰 일꾼 되었고 역사에 기록되었다.
세계의 어머니들이 자녀를 위해 애쓴다. 부모 마음은 자녀가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직장에 다녔으면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녀다. 부모가 자식을 위한다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정을 저지르는 것은 자녀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옛 선인들의 도덕적이고 현명한 모습을 본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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