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9) 촉번지화(觸藩之禍)
상태바
밤재(19) 촉번지화(觸藩之禍)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1.07.14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업으로 염소를 기르면서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이 촉번지화이다.

주역 저양촉번리기각(  羊觸藩羸其角)에서 유래한 이 말은 염소가 울타리에 뿔을 넣어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며 야위어 간다는 뜻으로 자초한 재앙을 의미한다.

사람이 일생을 통해 하는 일은 재앙과 복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화복약규묵(禍福若糾 ) 인생에 있어 재앙과 복은 새끼를 꼬는 두 줄 날과 같다. 즉 인간은 언행으로 화복을 만들고 화복이란 양날로 인생이란 새끼를 꼬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는 화혜복지소의(禍兮福之所倚) 재앙은 행복 속에 기대어 있고, 복혜화지소복(福兮禍之所伏) 복은 재앙 속에 엎드려 있다고 했다. 인간이 하는 일 중 태반이 재앙을 만드는 일이니 흡연으로 폐를 망가뜨리고 과음 과식으로 간과 위를 상하게 하며 편식으로 영양불균형을 초래하며 병을 부르고 도리에 맞지 않는 말로 자신과 남에게 상처를 입히며 스스로 곤경에 처하니 옛글에 병종구입 화종구출(病從口入 禍從口出) 병은 입을 통해 들어가고 재앙은 입에서 출생한다 했다. 입은 마음의 시킴을 받으니 어찌 입만 탓하랴?

우생어다욕 화생어다탐(優生於多慾 禍生於多貪) 근심과 재앙이 탐욕이 많은데서 생기고, 복생어청검(福生於淸儉) 복은 맑고 검소함에서 생기니, 심무물욕즉 추공제해(心無物慾則 秋空霽海) 욕심 없는 마음은 가을하늘 비 갠 후 바다와 같다. 재앙의 본질은 이(利)이니 화(禾, 벼 화) +도(刀, 칼 도)는 먹을 것과 칼로 이루어진 글자이니 이익이 있는 곳에는 다툼(경쟁)이 있고 다툼이 재앙을 낳는다. 맨주먹으로 싸우다 칼을 생각해 내고 칼로 싸우다 총을 생각해내고 총으로 싸우다 핵무기까지 왔다. 이익과 지혜가 결합한 결과이다. 인간의 역사는 탐욕의 기록이다. 더 예쁜 여자, 더 좋은 땅을 더 많이 갖기 위해 더 많은 재산, 더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 경쟁하면서 재앙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광주는 피로 물들여졌고 이라크의 석유는 복임과 동시에 재앙인 것이다. 한마디로 이익은 재앙의 원인이며 결과이다. 해서 이익은 인생문제를 푸는 해법의 열쇠가 될 수 없다. 때문에 인생의 화복을 꽤 뚫어 보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의(義)를 주장한다. 의자리야(義者理也) 의는 사리 도리 순리를 의미한다. 해서 의자만리지본야(義者萬利之本也) 의란 모든 사람 모든 것을 이롭게 하는 근본이라 한다. 재앙을 피하려면 무었을 어떻게 해야 하나? 노자는 무위(無爲)를 말한다. 무위란 무엇인가? 비경쟁적인 일을 마음을 비우고 하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 무(無)는 비운다는 뜻과 하지 말라는 뜻을 의미하고 위(爲)는 인(人, 사람 인) +위(爲, 할 위)=위(僞, 거짓 위)로 보는데 사람은 의(義) 보다는 이(利)에 예민하고 이(利)를 얻기 위해 온갖 지혜를 발휘하는 것을 위(爲)라 하고 술수는 위(僞)가 된다 해서 무위란 이익을 얻기 위해 꾀를 내지 말라 이다. 왜? 결국 재앙으로 가기 때문이다. 

성인무위(聖人無爲) 성인은 이익을 얻기 위해 꾀를 내지 않는다. 즉 불필요한 일을 안 하는 것이다. 열심히 사는 것이 선 일수 있는 것은 복을 짓는 일일 경우이지 재앙을 생산하거나 돕는 것은 아니함만 못하다. 인간은 해야 할 일에 게을러서 보다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열심히 하는데서 불행이 생긴다. 즉 촉번지화(觸藩之禍)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