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장애극복발표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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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장애극복발표회 ‘유감’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1.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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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0일, 장애인연합회 주최로 ‘송년식과 장애 극복 발표회’라는 행사가 이있었다. 장애 ‘극복’이라니! 기자는 당혹감에 2년 전 인상 깊게 봤던 기사를 들춰보았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가 언론에서 장애를 왜곡해 표현한 사례를 비판한 기사였다. 동아일보의 “시각장애를 딛고… 서울역을 희망, 도전, 감동으로 물들였다”, 조선일보의 “설원의 ‘호날두’ 신의현 …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인간 승리 드라마를 연출”, 문화일보도 “시각장애인 1급 판정을 받고도 장애를 극복하고 음향 및 녹음기사에 취업한”, 동아일보 역시, “음악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삶”이라고 썼다. 중앙일보는 “장애인 도우미 ‘환자 놔두고 어찌 쉬나’”라는 제목을 뽑았다. 경향신문의 “장애인 대부분이 발달 장애를 앓아”라는 표현도 지적되었다.
장애인은 환자가 아니며 장애는 질병이 아니다. 그러므로 ‘도우미’가 아니고 활동보조인이 맞다. ‘도우미’, ‘앓다’는 시혜, 온정적 표현으로, 역시 장애를 질병으로 보는 시각에서 나온 용어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저자 김원영 변호사는 장애인이다. 그는 “‘극복’은 ‘악조건이나 고생 따위를 이겨냄’이다. 장애 극복이란 말은 장애를 악조건, 고생, 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장애는 그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모든 사람은 신체 조건이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기 마련이다. … 나는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노련해진 것”이라고 말한다.
장애를 ‘극복’대상이라고 말하는 순간, 장애는 ‘비정상 상태’가 되고,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장애인을 대상화하게 된다. 장애인을 링 위에 올림으로써, 장애로 인해 견뎌야 하는 신체적 물리적 어려움,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의 부족,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장애인 홀로 맞서게 한다. 당연히 관전하고 있는 비장애인의 편견과 차별, 이를 조장하는 사회는 은폐된다.
진정, 무언가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병신, 애자, 찐따’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았던, 장애 이동권을 위해 거리로 나온 장애인들에게 “늦으면 책임질 거냐!”, “나라에 고마운 줄 알고 살아!”라며 외면했던 사회의 편견과 무지, 차별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함께 사는 것을 인정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순창 장애극복발표회는 그동안 활동의 성과를 되짚고 삶과 우정을 나누려는 선한 의도의 자리였을 것이다. 또한, 군과 장애인연합회는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해왔을 것이다. 장애인체육관도 성실하게 운영되고 있고, 장애인복지관도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2년 개관을 계획하고 있다.
군과 장애인연합회는 이러한 노력을 스스로 무력화시키는 용어 사용으로 장애인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었으며, 비장애인에게도 어떤 신호를 주었을지 깊은 성찰을 하기를 바란다. 전문성과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과 단체가 이런 용어를 쓰는 순간, 그것은 기준이자 상식이 된다. 앞으로 엄격하고 예민한 인권 감수성과 높은 시민의식을 가지고 정책을 펼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순창에는 순창 전체인구의 10.5%가 넘는 장애인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거리에서 장애인을 만나는 일은 드물다. 2020년의 한국, 순창군의 장애인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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