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화가 밥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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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화가 밥이 되게 하라!
  • 오은미 전 도의원
  • 승인 2020.01.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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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년의 시작인 2020년이다. 저마다 새로운 각오와 기대로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고, 지난해보다 걱정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허나, 국내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전쟁의 기운이 드리워지고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가속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눈다운 눈을 기대할 수 없고 호주에서 계속되고 있는 산불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구촌 인류에게 기후위기는 재앙 수준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게 한다. 망가져 가는 자연과 인간의 미래,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 내용 중에 남북 협력을 증진해 나갈 방안을 모색한다면서 접경지역 협력사업,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유치, 스포츠 교류,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사업,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평화경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6ㆍ15 20주년 공동행사 등 여러 제안을 얘기했다.
그러나 그간의 말과 행동을 봤을 때 신뢰와 기대보다는 한마디로 민망하고 어처구니없는 공허함과 실소를 자아낸다. 국정 운영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국민은 이렇게까지 이해한다)이라 하더라도 행동은 정반대인 것은 모순이고 또 하나의 국민 농단이 아닐 수 없다.
올해 국방예산이 50조152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4%가 늘었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비 증액은 지난 어느 정권보다도 역대 최고로 말과 행동이 극명하게 다름을 보여준다. 2017년 정권 출범 당시 40조3347억원에서 3년 만에 50조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2018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포함된 ‘미국 2008~2017년 무기 수출 현황’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이 지출한 전체 해외 무기 구입비 총액의 약 78%가 미국산 무기 구매에 쓰였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사들인 무기는 67억3000만 달러(7조6000억원)이다. 사우디아라비아(106억 3900만 달러)와 호주(72억7900만 달러)에 이어 세계 3위의 기록이다. 반면 미국과 막강한 동맹을 자랑하는 일본은 37억5200만 달러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촛불 정부라 자임하면서 경제 성장과 평화가 아닌 ‘힘을 통한 평화’를 뒷받침하듯, 미국산 무기 구매에 피 같은 혈세를 고스란히 바치고 있다. 여기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6조원이나 강요받고 있음을 볼 때 ‘굳건한 한미동맹’은 결국 ‘미국산 무기 많이 사주는 것’이고, ‘주한 미군을 주군 모시듯’ 모든 비용을 다 대주는 것이리라!
이러고도 평화를 입에 담을 수 있는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화를 보여라. 평화는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할 용기가 필요하다. 내 것을 내 것이라 말하지 못하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눈치 보며 굴종이 몸에 밴 비겁함으론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지도자로서 자격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
작년 한 해 10월 기준, 생활고나 신변을 비관하며 부모, 자녀 동반자살로 17가정이 극단적 선택을 하였다. 개인의 무능력과 일탈로 치부하며 비난하기엔 산다는 것 자체가 가혹한 형벌이 아니었을까?
하루하루 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이들은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엄두조차 못 내고 어느 한 곳 기댈 곳 없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지는 않은지….
이들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대통령이 말하는 평화란 누구를 위한 평화인가?
제 국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며 아무런 방어능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재래식 고철 덩어리 무기를 구매하며 군비 증강이 곧 평화임을 내뱉는 용감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우울한 새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기 참 버겁다. 강조하지만,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평화’와 ‘군비 증강’은 양립할 수 없다. 2020년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제정신으로 살아가길 빌고 또 빈다. 그래야 평화가 밥이 되어 돌아오는 2020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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