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자년, 다산ㆍ풍요ㆍ예지의 상징 쥐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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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자년, 다산ㆍ풍요ㆍ예지의 상징 쥐띠 해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0.01.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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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쥐띠해다. 그것도 60년만의 흰쥐해이다. 육십갑자의 음력년도 중에서 쥐띠해는 갑자, 병자, 무자, 경자, 임자 등 다섯 개가 있다. 여기서 갑자(甲子)는 청색쥐, 병자(丙子)는 붉은 쥐, 임자(壬子)는 검은 쥐, 경자(庚子)는 흰쥐가 된다.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부지런하고 생활력도 강하며 먹을 복도 있다고 한다. ‘쥐띠는 잘산다’, ‘쥐띠가 밤에 태어나면 한평생 먹을 걱정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쥐띠 부자가 많다’는 속설도 있다.
▲ 금과면 방축마을 ‘방축판서(尨逐跘鼠)’ 표지판
▲ 금과면 방축마을 ‘방축판서(尨逐跘鼠)’ 표지판

 

쥐와 인간

쥐들의 생활방식은 인간의 사회생활과 닮은 점이 많다. 무엇에건 가까워지려고 하는 친근감을 발휘하나 몸집이 작아서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고 살아가기 때문에 눈치가 빠르다. 심장이 약하기 때문에 조그마한 일에도 잘 놀란다. 쥐는 하루에 자기 체중의 1/4 이상 되는 먹이를 먹어야 하며 3일간을 굶으면 죽기 때문에 양식을 찾아 부지런히 헤맨다.
그래서 사람들은 쥐가 인내심과 생활력이 강한 민첩한 동물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천장ㆍ다락ㆍ창고ㆍ벽ㆍ시궁창ㆍ땅속ㆍ굴ㆍ바위틈 등 밝지 않은 곳, 사람이나 고양이ㆍ족제비 등 다른 동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운 곳이면 어느 곳이고 가리지 않고 잘 견디며 산다.
쥐는 생활력이 왕성하므로 남극대륙이나 눈 덮인 산꼭대기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한반도에서도 구석기시대 유적의 화석에서 발견될 정도로 오래전부터 서식해왔으니 우리 인간은 참으로 오랜 세월 동안 쥐와 동거해온 셈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쥐의 특성에서 무한한 상상력으로 여러 비유와 상징을 만들어냈다. 쥐는 때로는 긍정적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한 동물로 배척당하기도 했다.

자연 이변ㆍ위험을 예감하는 영물

쥐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화적 표상으로 나타난다.
가야의 고상가옥(바닥이 지면으로부터 높게 설치된 주거) 모양 토기에 쥐와 고양이가 장식돼 있다. 곡식 창고에 올라오는 쥐 두 마리를 노려보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이다. 통일신라 이후 쥐는 십이지신상으로, 무덤과 불교의 수호신으로 등장한다.
쥐는 자연 이변이나 닥쳐올 위험을 예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옛 조상들은 집안에 쥐가 보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으로 믿고 화재의 위험은 없는지, 집이 무너질 염려는 없는지 집 구석구석을 단속할 정도였다. 쥐는 지진이나 화산, 산불이 나기 전에 그것을 미리 알고 떼를 지어 그곳에서 도망친다는 것이다. 선원들에게는 ‘쥐떼가 배에서 내리면 난파한다’ 거나 ‘쥐가 없는 배에는 타지 않는다’는 속신(俗信)이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혜공왕 5년(769) 11월에 “쥐 8000마리가 (강원도)치악현에서 평양을 향해 이동했다. 그해 눈이 내리지 않았다”는 대목이 있다. 문헌에 기록될 정도로 특이한 사건으로 다룬 점에서 다음 해의 흉년 등 불길한 미래를 미리 암시하는 쥐의 예지력이 기록된 부분이다.

다산과 풍요의 상징

쥐는 번식력이 강해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기도 한다. 쥐는 1년에 6∼7회 출산을 하고 한 번에 6∼9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쥐가 수박이나 무를 갉아 먹고 있는 모습을 많이 그렸다. 씨가 많은 수박은 다산과 풍요를 의미하며, 무는 부부의 백년해로를 상징한다. 쥐가 수박, 무와 함께 그려진 그림은 부부애와 다산의 상징으로 읽힌다.
이러한 쥐의 다산 때문에 이야기 속 용한 점쟁이도 상자 속에 든 쥐가 몇 마리인지 알아맞히기 힘들었다. 유명한 점쟁이였던 고구려의 추남과 조선의 홍계관은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쥐의 수를 맞히지 못했다며 죽임을 당했다. 사실은 암컷 쥐의 배에 든 새끼 수까지 정확히 맞혔음에도 말이다. 이처럼 쥐는 생태적으로 언제나 새끼를 밸 수 있기에 ‘다산왕’으로 통했다.

도둑ㆍ간신ㆍ수탈자에 비유

쥐의 면모가 긍정적으로 묘사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곡식을 훔쳐 먹는 행위 등으로 인해 쥐는 생활에 해로운 부정적인 동물로 각인되었다.
이 때문에 탐관오리나 간신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들쥐는 구멍 파서/ 이삭 낟알 숨겨 주고/ 집쥐는 집을 뒤져/ 모든 살림 다 훔친다.
백성들은 쥐 등쌀에/ 나날이 초췌하고,/ 기름 마르고 피 말라/ 뼈마저 말랐다.”
-<노행(奴行)>(정약용)-
들쥐는 백성의 곡식을 수탈하는 지방관리, 집쥐는 궁궐 내에서 국고를 탕진하는 간신배이다. 나라가 쥐로 표상되는 간신배에 의해 피폐화됨을 나타내고 있다. 옛말에 ‘나라에는 도둑이 있고, 집안에는 쥐가 있다’는 말과 통한다.

쥐와 세시풍속

예부터 설날을 시작으로 12일 동안을 정초 십이지일(十二支日)이라 해서 간지(干支)에 따라 일진을 정했다. 십이지일 중 처음 자(子)자가 든 날인 상자일(上子日)을 ‘쥐날’이라 여겼다. 이날에는 쥐를 없애기 위한 민속을 진행해왔다.
‘쥐불놀이’는 쥐와 해충 제거뿐만 아니라 한 해 동안 무병장수하고 액을 멀리 쫓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논밭의 마른 풀과 잔디를 태운다. 미리 횃불을 만들고 달이 떠오르면 논밭 둑을 따라가면서 불을 놓고 즐기는 불놀이로 깡통에다 마른 나뭇조각을 넣고 불을 붙인 뒤 깡통을 빙빙 돌리면 불이 살아나 밤을 원형의 불보라로 밝힌다.

‘금과면 방축마을’은 쥐 관련 지명

국토지리정보원이 2020년 쥐의 해를 맞아 전국의 지명을 분석한 결과, 쥐와 관련돼 고시된 지명은 순창군 금과면 방축마을을 포함해 총 64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과면 ‘방축마을’은 ‘삽살개가 쌀과 물자를 훔쳐 먹는 쥐를 쫓으려 하는 모양’으로 ‘방축판서(尨逐跘鼠)’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실제로 마을에는 이러한 유래를 적은 표지석이 새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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