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귀 가진 국민 대표’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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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귀 가진 국민 대표’ 뽑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04.0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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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동백이 지면 매화가 만발하고 매화 이어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면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다. 만발한 벚꽃잎이 온종일 하얀 꽃잎을 흩날리는 ‘꽃비’에 눈부신 4월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명한 축제장과 명품거리는 차단되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사람 사는 인근 벚꽃 거리에는 산들바람 맞으려 꽃구경 나온 사람이 가득했다.
막오른 4·15 총선, 첫 주말을 맞아 표심을 잡기 위한 선거전을 펼쳤지만, 열기가 없고 봄꽃 같은 화사함도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정치인 거리두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투표율도 하락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적지 않다.
감염병 확산을 막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만 참정권이 제한받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 선거 당국은 코로나19로 격리된 이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투표 권리가 위협받고 무산되면 안 된다. 물리적인 선거운동은 제한되더라도, 유권자들이 투표 참여에 제약 없도록 준비해야 한다.
국가 위기 상황일수록 유권자의 뜻이 정치에 반영되어야 한다. 적극적 관심과 세심한 평가로 국가적 현안인 코로나19에 대한 정당과 후보의 대응은 적절한지, 경제 충격파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현실적인지를 잘 따져보자. 후보의 정책과 걸어온 길을 매서운 눈으로 들여다보고, 선거 공보물까지 꼼꼼히 살핀 후, 판단하는 지혜를 발휘하자. 
교과서에서는 선거의 주인은 유권자라고 한다. 그런데 정당과 정치인들은 선거판에서 며칠 동안만 유권자를 ‘갑’ 대접한다. 표를 얻기 위해 길거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며 열심히 구애한다. 그런 정치판이 지긋지긋해서 투표하지 않겠다던 유권자는 또, 정당과 정치인의 꼬임에 솔깃하다. 수천년 목숨 걸고 얻어낸 한 표를 또, 쉽게 행사하려는가?
우리는 대통령이 혼자서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안다. 도지사도, 군수도 수천, 수백 공무원과 함께 행정을 펼치고 지역을 운영한다는 사실도 안다. 따라서 생각의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가치를 공유할 줄 아는 정치인을 뽑아야 좋은 정치를 볼 수 있다. 이 유례없는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유권자의 사명을 꼭 다해야 한다.
선거철에만 읍소하며 주인으로 모시다 선거가 끝나면 주인을 배반하는 정치인을 뽑으면 또, 후회한다.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느냐에 따라 정의와 불의가 갈린다. 지난해 ‘조국’을 놓고 벌인 서초동과 광화문의 시민들 주장이 실증이다. 그들은 그들이 선 자리에서 세상을 본다. 그런데 ‘설 자리’마저 없어 ‘바라볼 풍경’조차 갖지 못한 이들이 아직 많다.
넓은 공간을 차지한 기득세력은 ‘설 곳 없는 자’들까지 배척한다. 지난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설 곳 없는 자’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하나였다. 그러나 거대정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어 그 자리까지 차지하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뽑힌 이들이 그리는 한국 사회의 풍경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니 더 속이 탄다.
그래서 마냥 절망만 할 수 없다. 이번 총선은 과거 어느 선거보다 더 분노와 증오, 공포와 배제가 판친다.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면 좌파 독재가 장기 집권할 것”이라며 겁박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당을 내주면 야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읍소한다. 모두 유권자의 심사를 흔드는 ‘공포 마케팅’이다. 
거대 양당이 서로 ‘섬멸’하자고 부추기는 선거판이 짜증이 나고 무섭다. 확실한 ‘우리 편’에 온건한 지지층과 중도층까지 더하려고 유권자의 원초적 감성을 자극하는 정치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구도에 언론까지 가담해 증오와 배제의 이념을 끊임없이 확산시키고, 정치 불신 현상이 점점 확대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거대정당이 연거푸 쏟아내는 공포를 떨쳐내고 정당명부제 비례대표 선거만이라도 잘하자. 소수 약자를 위해 헌신해온 정당을 찾아내자. 그 안에서 좋은 정치. 좋은 정당 만들기에 헌신해온 정치인을 살펴보자. ‘밝은 귀를 가진 국민의 대표’가 선출될 수 있도록 잘 고르자. “그래서 4년 뒤에는 설 곳 없었던 이들이 ‘민의의 전당’에 자신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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