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당에도 관심 갖는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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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당에도 관심 갖는 유권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04.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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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칼럼을 보았다. 2016년 4월 16일 경향신문에 게재된 ‘유권자 찬가’(김윤철 경희대교수)이다. “유권자들이었다. 결국 정치 지형을 바꿔낸 것은. 유권자들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여소야대 국면을 만들어낸 것이다. 여소야대만을 만들어준 것이 아니다. 제1당을 갈아치우면서도 새로운 제3당을 등장시켰다. 작지만 진보정당에도 ‘연명의 자리 혹은 부흥의 밑천’을 마련해주었다. 제1당 교체라는 변화의 과실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야권 경쟁이라는 또 다른 변화의 씨앗도 심어놓은 것이다.”
2020년 4월 15일 “사실 남원 임실 순창은 초반부터 이용호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다. 여론조사 결과 지속적으로 경합이거나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탄탄하게 지역 민심을 다져온 관록의 현역ㆍ중진 야권 후보들이었지만 ‘민주당 바람’을 넘지 못했다. 옛 국민의당 계열인 민생당을 기반으로 하는 전북 야권 중진 의원들은 분열을 거듭하면서 민심을 저버렸고, 특히 민주당으로부터 불어오는 ‘시대의 바람’을 넘어서지 못했다. 도민들의 표심은 문재인 정부 국정 후반기 강한 여당을 만들어주는 데 가장 큰 힘을 보탰다.”
2016년 4월 총선과 2020년 4월 총선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 사뭇 다르다. 정당들은 그저 답습하지만, 유권자들은 때마다 혁신한다. 정당은 선거 때마다 공천 파동ㆍ분열ㆍ비방을 일삼고, 권력자 향한 진위(眞僞, 진짜와 가짜) 다툼에, 비위(非違, 어긋남ㆍ그름) 경쟁까지 볼썽사납다. 진박ㆍ비박에 이어 친노ㆍ비노를 가르더니 친문ㆍ비문에 문파(빠)까지 ‘그 어떤 가치도 찾아볼 수 없는 호명을 일삼’는다. 호남ㆍ영남으로 갈리는 ‘텃밭’에 대해서도 새로운 조명보다 ‘읍소’ 전략을 반복하기 바빴다.
모든 후보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를 ‘호재’로 여기는 듯 보였다. 문재인 인기에 편승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물론이고 총선을 한 달 앞두고 합친 민생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로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후보까지 입에 올릴 만한 공약 하나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니 공약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기보다 그저 상대방 비방에 힘쓰다가 한쪽은 성공, 다른 한쪽은 견제를 위해 지지해달라고 애원했다. 모양만 다를 뿐 정치적 기득권을 가진 후보들 경쟁에 싫증 난 유권자들은 공공연하게 “민주당 후보보다 문재인 때문에 찍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성공’에 방점을 둔 지역 유권자의 지지를 받기 위해 후보들은 정책공약보다 문재인(정부) 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더구나 정책선거를 주도해야 할 여당 후보들이 토론회를 거부하고 검증을 회피하여 ‘맹탕’선거로 치러졌다. 실제로 한 지방신문과 전북 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후보들 공약을 검증해보니 구체적 실현 방안이나 재원 계획이 허술했고, 일부 후보들 간 공약은 판박이였으며 자치단체 현안 사업과 겹치는 공약이 많았다고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악화한 지역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공약을 다듬고 검증해야 한다.
어쨌든, 지역 민심은 다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 전북에서 한 곳, 옛 국민의당 출신 현역 무소속 이용호 의원만 살아남았다. 민생당 의원들을 포함 20대 의원들이 모두 낙선했다. 전북 국회의원 10명 가운데 5명이 20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은 전직 의원 출신이고, 2명은 정당인, 2명은 공직 출신, 1명이 현역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다. 이용호 의원은 선거 때도 당선되고도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촛불’로 행동하면 바꿀 수 있다는 정치효능감을 높인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투표 효능감을 높였다. 정치평론가들은 총선 결과를 놓고 “전국적으로 여야 경쟁지역이 아닌 곳이 없다”고 분석한다. “영호남으로 나뉜 선거 결과를 두고 지역 구도가 다시 뚜렷해졌다고 하는데 틀렸다”면서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30%대까지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남은 보수정당(미래통합당)은 찾기 어렵고 자칭 호남야당이라는 ‘민생당’만 보였다. 지난 4번의 선거를 통해 한국 정당 체제의 축이 통합당 계열에서 민주당으로 이동했다. 민주당을 기준으로 좌우를 나뉜다면 진보정당들의 변화가 중요하다. 유권자들의 높아진 정치효능감이 거대 양당보다 소수정당에 더 관심 가져야 ‘지역을 골고루 발전시키고, 적폐 청산과 개혁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학생들이 학교에도 못 가는 상황을 극복하라고 문재인 정부를 전폭 지지한 현명한 유권자들이 소수정당에도 관심 갖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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