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들녘’ 만들 육묘장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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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들녘’ 만들 육묘장 ‘준비 중’
  • 김상진 기자
  • 승인 2020.04.28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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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육묘장…기계 모내기에 공급
비축미 생산 걱정하는 평생 ‘농부’

순창농협육묘장 연 9만장 생산 판매
순창농협 육묘장은 유등면 학오길 11에 있다. 순창농협은 동진찰벼와 신동진을 육묘한다. 동진찰벼는 주로 떡 등을 만들 때 사용하고 신동진은 찰진 밥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육묘 한 판 가격은 4000원(배달료 판당 300원)이다. 이 중 1000원은 묘판 보증금이다. 묘판을 가져오면 돌려받을 수 있다.
순창농협은 육묘 연 9만장을 생산해 판매한다. 육묘는 볍씨 소독부터 시작한다. 모판에 모판흙을 깔고 잘 소독한 볍씨를 뿌리고 위에 한 번 더 상토(모판흙)를 덮는다. 그렇게 준비한 묘판을 햇빛을 받지 않는 곳에 온도 25~30도 정도에 맞춘 후 3~5일 둔다. 싹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올라오면 묘판을 꺼내 햇빛을 받으며 자라게 한다. 종종 검은빛을 띠는 육묘는 물을 적게 주어 그런 것이니 물을 적절히 잘 주어야 한다.                      

▲농협 육묘장에서 볍씨를 자루에 담고 있다.
▲싹이 튼 볍씨들. 자양마을 주민들이 모판을 옮기고 있다.
▲농협 육묘장에서 모판에 물을 주고 있다.

 

구림 자양, 마을 사람 함께 육묘 

▲자양마을 한 주민이 모판을 옮기다가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자양마을 한 주민이 모판을 옮기다가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구림 자양마을은 주민들이 모두 모여 함께 육묘를 준비했다. 소성호(73) 이장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한 일이라 언제부터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못자리를 준비했는지는 모르겠다. 해마다 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모판을 준비했다. 이앙기가 나오기 전에는 모내기도 함께 했는데 지금은 육묘까지만 함께하고 있다”라며 “우리 마을은 25농가인데 그중 10농가만 벼농사를 짓는다. 우리 마을에는 귀농한 사람이 없어 다들 나이가 많다. 여자 막내가 67살이다. 남자 막둥이는 저기 보이는 개발위원장이다.” 최종훈 개발위원장은 71세다. 마을 주민들은 “이장님 다음 실세지! 한창 때다”라며 박장대소한다. 윤재례(68) 씨는 “다 같이 일해서 참 즐겁다. 혼자 일하면 지루해서 더 힘든 것 같다.”

땀 흘리며 일하던 중 한 주민이 새참을 가져왔다. 이경자(79) 씨는 “젊은 기자님 오셨다고 오늘은 더 맛난 거 가지고 왔네”라며 웃는다.
마을 주민들은 바닥에 둘러 앉아 빵과 우유를 먹는다. 김부님(69) 씨는 “우리 마을은 참 분위기가 좋아. 일도 같이하고 해마다 한두 번 버스를 빌려서 여행을 간다. 작년에는 여수에 가서 회도 먹고 참 즐거웠다. 올해도 함께 놀러 가려고 차를 빌렸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새참 먹고 일하며 “가진 논이 적은 데 일은 똑같이 하면 억울하지 않냐?”고 질문했다. 소 이장은 “주민들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 가족이라 생각하고, 논을 더 가진 사람은 명절 때나 오늘 같은 날, 먹을 것을 더 내놓는다. 또 어려운 일이 있으면 다들 발 벗고 나서 도와준다”라며 “이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아왔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참 복 받은 거 같다”고 말했다.

▲자양마을 주민들이 모여 모판을 준비하고 있다.
▲자양마을 주민들이 모여 모판을 준비하고 있다.

 

평생 벼농사만 지은 윤영호 씨

▲윤영호 씨 가족이 지난 26일 모내기를 했다.
▲윤영호 씨 가족이 지난 26일 모내기를 했다.

태촌마을 이장 윤영호(67) 씨는 지난 26일 모내기했다. 

일요일이라 아들 윤영백(38) 씨가 와서 이앙기를 몰며 모내기를 도왔다. 
윤영호 씨는 “주말인데 쉬지 않고 도와주러 온 아들이 참 고맙다. 평생 농사를 지어 자식들을 키웠다. 예전에는 허리 굽혀가며 손으로 모를 심어서 참 힘들었다. 지금은 나이 먹어 몸이 예전 같지 않지만, 기술이 발달해 하루에 60마지기를 심을 수 있다. 나는 평당 45주를 심는 소식 재배를 하고 있다. 소식 재배는 병충해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우렁이 농법을 사용한다. 우렁이는 제초 전문가다. 풀을 아주 좋아하는 대식가다. 풀을 좋아하는 우렁이가 벼도 먹지 않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우렁이는 물속 풀만 먹는다. 모가 물에 잠기지 않게 큰 후 우렁이를 논에 넣으면 벼를 먹지 않는다. 
농사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윤 씨는 “작년에는 우렁이를 군에서 100% 지원해줬는데 올해는 신청한 사람이 많아 70% 수준으로 지원해줘서 아쉽다. 그래도 군이 친환경농법에 많은 지원을 해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직불제가 폐지돼 아쉽다. 가축사육, 다른 작물은 재배하지 않는 데 아무런 대안 없이 폐지해 소득이 줄었다. 농업인을 조금 더 장려해주면 좋겠다. 젊은 농부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원을 해주는 데 그것도 좋지만, 열심히 일하는 나이 든 농민들도 장려해줘야 한다. 벼농사는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기쁨이 있다. 점차 농민이 줄면 나중에는 최소한의 비축미조차 생산하지 못할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새참을 먹는 무수리 주민들.
▲모판을 만들고 있는 무수리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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