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이 군내ㆍ외에 널리 알려진 곳이라면 국립 회문산 자연휴양림은 한적한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여름 성수기에는 회문산을 찾는 인파도 많지만 하루 300명 안팎이라 주차난에 시달릴 걱정은 적다.
이곳에는 가족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숲속의 집 16실과 60명 규모의 단체 인원이 숙식 가능한 산림문화휴양관이 있다. 숲속의 집은 8월 둘째 주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다. 다만 텐트 이용객을 위한 야영장이 마련돼 있고 누구나 물놀이와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는 휴양림 안쪽 끝에 있는 사방댐을 가보면 알 수 있다. 수위가 깊어 진한 비취색을 띠는 이곳의 물은 계곡을 타고 흘러 섬진강을 이룬다. 사방댐 아래에는 작은 보가 있어 물놀이장으로 유용하게 쓰인다.
휴양림 안 곳곳에는 일부 급류가 흐르거나 낙석 위험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시원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숲속의 집이 아니더라도 방문객은 지정된 곳에서 취사행위를 할 수 있고 이미 만들어진 음식이라면 계곡 주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즐길 수 있다.
자연휴양림 관리소에서는 “어차피 놀러 오는 것인데 계곡에 발 담그고 싸온 도시락 먹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 환경보호를 하는 전제 하에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규제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자녀와 같이 온 가족이라면 숲 체험교실은 반드시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다.
강병구 자연휴양림 직원은 “아이에게는 좋은 학습거리이고 같이 온 부모들이 더 좋아한다. 곤충 표본을 보고 나무공예를 하면서 기억에 남을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후에도 다시 찾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방문객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숲 체험교실에 있는 곤충 표본은 단 한 종을 제외하면 모두 회문산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그 한 종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곤충 중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꼽히는 비단벌레(천연기념물 제496호)로 이웃한 내장산에서 채집돼 옮겨왔다. 희귀종으로 지정된 왕오색나비도 있다.
숲 체험교실에 전시된 곤충은 나비만 40여종을 비롯해 300종 가량으로 지름 60센티미터(cm)에 달하는 말벌집도 볼 수 있다.
안기준 숲 해설사는 “곤충마다 먹는 식물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특정 곤충이 잡혔다면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어떤 나무가 사는지 알 수 있다. 회문산은 먹이 식물이 풍부한 생태의 보고”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체험학습을 통해 나무 활용도를 알아볼 수 있다. 참가자들은 나무의 일부를 태워서 그림이나 글귀를 새기는 인두화 그리기를 하고 스탬프를 찍어 만든 나만의 티셔츠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나무가공을 해본 적 없는 어린이도 숲 해설사의 지도하에 안전하게 톱질과 연삭질을 해볼 수 있다.
이제 일정을 짜 보자. 계곡물에 발 담그며 배불리 먹었다면 체험학습도 하고 멋진 작품도 만들어가자. 자전거를 타고 오면 임야도로를 둘러보기에 좋다. 다만 너무 더운 한낮 시간은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