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화 ‘울지마 톤즈’ 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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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화 ‘울지마 톤즈’ 를 보고
  • 김귀영 교사
  • 승인 2011.08.1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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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영 유등초등학교 교사

날마다 황급하게 변화하는 세상일이 아찔합니다. 오늘은 아프리카 남부 수단이 독립국가로 새로이 탄생했다는 반가운 뉴스를 들으며 펜을 들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께서 살아계신다면 가장 기뻐하시겠지요. 물론 남북 수단의 경제 상황을 쥐고 있는 유전문제 등으로 갈등의 씨앗은 엉켜져 있지만 새로운 나라를 향한 물꼬를 튼 것은 확실하리라 믿어봅니다.

한 남자가 1987년에 의대를 졸업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인 아프리카 수단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찾아간 곳은 남쪽의 마을 <톤즈>였습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오랫동안 내전을 해 온 수단은 원주민인 아프리카 사람들도 가기를 꺼려하는 지역입니다. 수단의 <톤즈> 역시 그러한 곳입니다. 상대를 향한 분노, 증오 거기에다 덮쳐오는 가난과 질병, 목숨 걸고 가족과 소를 지키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그들은 가족이 아파도 힘들어도 누가 죽어도 쉽게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열악하고 처참한 현실에서 살다보니 마음이 메말라 버린 것입니다. 남자는 톤즈 사람들을 위해 치료하고 병원을 만들고 학교를 세웠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아 버려졌던 한센병 환자들을 보듬어 주고 아이들을 위해 악기를 가르쳐 브라스밴드를 만들었습니다. 웃음과 즐거움이 사치이던 톤즈마을은 한 남자 덕분에 점점 사람 사는 동네가 되어갔습니다.
 
그러던 그가 한국에 잠깐 들렸다가 말기 암 환자라는 진단을 받고, 그토록 아끼고 그리워하던 수단에 돌아가지 못하고 죽음을 맞고 맙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눈물을 보이지 않는 톤즈 사람들!!
강인함과 용맹함을 내세우며 우는 것이 수치인 사람들!!
가족이 죽어도 울지 않던 그들이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또 다시 목이 메입니다. 언젠가 단체 관람하는 고등학생들도 처음엔 이방인들의 모습에 낄낄대다가 모두들 숨 죽여 눈물을 삼켰습니다.

마흔 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生)을 마쳤지만 메마른 땅에 단비가 되어주던 한 남자!
그의 이름은 이태석 신부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신부님의 책 ‘친구가 되어주실래요?’를 들고 신부님이 묻혀 계시는 천주교 살레시오회 성역묘지에 가서 한참을 반성해 보아야겠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너는 이웃을 위해서, 거창하게도 조국을 위해서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말입니다.‘내 자식, 우리 식구’만을 위해 살았던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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