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춘] 나는 왜 열린순창 애독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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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춘] 나는 왜 열린순창 애독자일까
  • 양상춘 지면평가위원
  • 승인 2020.07.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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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자를 할 것이라고는 <열린순창>에 입사하기 전까지 꿈에서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열린순창> 조재웅 기자는 지난 봄 491호 기자수첩에 ‘나는 왜 기자를 하고 있을까’라는 글을 쓰고 ‘서른 살 언저리에’ 기자가 된 사연을 고백한다. ‘특별한 직업도 없었던’ 그가 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그냥 한 번 해보자’라는 다소 싱거운 이유였다. 
그러나 기왕 할 거라면 ‘제대로 해보자’라는 당찬 각오가 뒤따랐다. 그런데 8년째가 되면서 ‘타성에 빠져 생각과 행동은 더 줄어들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취재는 얕아지고 있다’고 자책하며 기자 생활을 그만 둘 것을 고민한다. 다행히도 그의 고민은 ‘그만두자는 결론’에는 도달하지 않았고 다시 초심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한 중견 기자의 이러한 고뇌에 찬 모습은 <열린순창>을 창간호부터 구독한 나에게 신선함과 믿음을 주었다. 돌이켜보면 10년 전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하여 500호에 이르기까지 <열린순창>은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어려움에 시달린 형국이었다. 
그러나 창간호부터 499호까지 그 지면을 보면 그들의 고통과 시련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곳곳에 언론이 갖춰야 할 바르고 올곧은 기사와 글로 채워져 있다. 때로는 날카롭게 정곡을 찌르고 때로는 삶의 향기가 진하게 묻어나고 배어있는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그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부족한 일손과 열악한 재정을 그들이 어떻게 극복했는지 신기할 정도이지만 좋은 글을 꾸준히 기고해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여러분의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열린순창>이 이렇듯 10년을 잘 버텨(!)왔고 지령(紙齡) 500호가 주는 묵직한 숫자 때문에 이제 일정한 무게감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문은 기사로 말한다. 결국 어떤 기자가 어떤 관점에서 어떤 기사를 생산해내느냐가 신문의 정체성을 만든다. 100년을 버텨오고도 객관성을 잃고 온갖 사악한 짓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정체불명의 신문도 있지 않은가. 기자들이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도 진실과 사실을 쫓는 기자보다 언론사 사주의 충실한 사냥개 노릇에 혈안이 되어있는 기자가 더 많다.
이러한 언론 현실 속에서 ‘나는 왜 기자를 하고 있을까?’라는 성찰을 거듭하며 자신을 곧추세우려는 <열린순창> 조재웅 기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참기자의 모습이다. ‘글이라고는 초등학교 방학숙제로 일기나 독후감을 몇 번 써봤을 뿐이고, 읽은 책이라고는 만화책 밖에 없었다’지만, 지금 그가 쓰는 글은 게으른 일기나 깊이 없는 독후감 같은 글이 아니다. 어떤 글은 만화책보다 더 가슴 뛰게 한다. 때로는 자신의 글을 ‘속 빈 강정’이라고 반성도 하지만 최소한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유지한다.
조재웅 기자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나는 왜 기자를 하고 있을까?’에 대한 답은 사실 그가 이미 알고 있었다. 즉, 그가 기자를 하고 있는 이유는 ‘불합리한 것들을 바로잡고 싶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몰상식을 상식으로 바꾸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고 싶다는 것이다. 
비록 그 일이 쉽지 않겠지만 그의 작은 몸부림이 계속되는 한 그것은 <열린순창>의 에너지로 작동될 것이고 나아가서는 우리 지역의 파수꾼 역할을 할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열린순창>의 애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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