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6년 혁신학교 생활
저는 동계중 3년, 동계고 3년 총합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혁신학교에 다녔습니다. 일반고와 다르게 혁신학교는 토론을 참 많이 합니다. 국어 시간이나 수행평가 때문이 아닌 궁금한 점이 있으면 꼬리를 무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좀 엉뚱 맞은 생각도 선생님들께서 무시하지 않고, 모든 학생의 의견을 존중해주었습니다. 그런 선생님들 모습을 통해 “아!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구나” 깨닫게 되고 친구들의 다른 생각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일반계 큰 학교는 교과서나 문제집 내용을 읽어주고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질문, 그것이 끝입니다.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구분되어 있어 (모든 학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잘하는 학생 위주 수업입니다. 우리 학교는 다릅니다. 모두 참여하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습니다. 잘하는 친구는 조금 부족한 친구의 의견에 덧붙여 이야기해주고, 그 친구를 통해서 다르게 생각하는 기회가 돼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토론 위주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수업은 효율적이고 배움이라는 용어에 가장 적합한 수업 방식인 것 같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우리를 위해 미래 교육이나 다양한 책을 읽고 토론도 많이 하시는데요, 선생님들이 토론한 내용을 반영해서 수업도 합니다. 미래교육을 적용한 수업이 영어 수업입니다. 학생이 주체가 되는 것인데, 원래 공부했던 대로 예습해오지만, 우리가 선생님이 되어 수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메타인지(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해 관찰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해 스스로 학습과정을 조정하는 인식)가 길러진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저는 이런 수업이 재밌었습니다. 제가 마치 선생님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고, 제가 오늘 할 학습 내용을 정확히 알아야 수업할 수 있었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친구들도 처음엔 어려워했으나 점차 적응해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학교가 성장한 이유에는 선생님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혁신학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학생들이 이끌어 가는 수업”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생님들은 교실 수업만 하시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올바른 사고를 하도록 지도해주셨는데요.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 가짜뉴스나 거짓 소문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길러주셨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인 것 같습니다. 진짜 인생 공부를 알려주셨습니다. 담임선생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수업하다 잠깐씩 도움 되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정보 습득을 넘어 깨달음을 주셨고 인생을 깊게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선생님들처럼 올바른 것을 가르치고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선생님을 장래희망으로 삼아 키워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동아리 활동인데요. 우리 학교는 동아리 활동이 활발합니다. 저는 사제동행 통일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요. 순창 3ㆍ1운동 100주년 행사도 전교생이 참여했고, 광주 5ㆍ18 묘역 참배, 순창장류축제에서 통일팔찌만들기 등 여러 활동을 했습니다. 열심히 활동한 성과로 저를 포함한 2명이 뽑혀서 베트남도 다녀왔는데요, 너무 유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에는 최대 강점인 소수선택 과목이 있는데요. 진로에 맞춰 자기가 직접 정해 그 수업을 듣는 것입니다. 중장비, 드론, 한식조리 등 진로에 도움 되는 과목이 있습니다. 요즘은 친구들이 코딩, 흙건축, 농산식품가공을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교육과정을 짜는 것도 혁신학교라 가능한 점인 것 같습니다.
저는 혁신학교를 다니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의미있는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고요. 저의 이야기를 통해, 내년에도 혁신+학교가 되어서 후배들이 좀 더 다양하게 진로를 탐색하고 즐거운 체험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