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 평남 수해, 치우는데만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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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 평남 수해, 치우는데만 ‘일주일’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8.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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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호우로 94가구 중 91가구 주택 등 침수 겪어
집 침수돼 가구, 가전 모두 잠기고 농기계도 망가져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 살지, 혼자는 못 살겠더라고”

적성 평남마을은 이번 폭우로 94가구 중 3가구 뺀 91가구가 혹독한 물난리를 겪었다. 
지난 14일, 평남마을 경로당에는 몸이 편찮은 주민이 누워있었다. 집이 침수되어 누워있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홍선례(88) 씨도 마찬가지다. 방 장판을 뜯고 보일러를 틀어 말리는 중이라 자신의 집에는 편하게 앉아 쉴 곳이 없다. 가전제품이 모두 물에 젖어 망가졌다. 냉장고도 없다. 밥도 제대로 해먹을 수 없다. 
“젖은 건 다 내다 버렸지. 김치냉장고랑 고추 말리는 기계 잠긴 게 걱정이야.”
이번 물난리로 집이 잠겨 세간살이를 잃고, 거름 간도 무너진 김정기(74) 씨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숙식은 이웃에서 해결하고 있다. 김 씨는 “텔레비전에서 기후가 바뀌어서 그런 거라고 하대.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온다고 하드만” 걱정이 그득하다.
평남마을 바로 옆 괴정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전오옥(68) 씨는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고 물이 넘치던 그날을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둑이 넘치니, 잠깐 서 있는 사이에 물이 콸콸 내려오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어. 한 5분 잠깐 사이에 동네가 물에 잠겼어. 밥통, 된장 도가지 떠내려가고, 솥단지 떠내려가고, 평생 처음 보는 거야. 고추밭 다 잠기고… 장롱, 문갑, 냉장고 다 버렸어. 잠도 이장님댁에서 자고, 밥도 먹고 그래요. 전기도 안 들어오고, 기계가 작동이나 될랄지… 난 이게 생곈데… 소독이라도 빨리해주면 좋겠네.”
고추 따랴, 마을 치우라, 주민들 챙기랴 정신없는 김점옥 이장은, “오폐수가 주민들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집집마다 방역을 해야 합니다. 이전부터 제방을 높여달라고 했는데 군과 도가 대책을 세워주면 좋겠어요.” 
김 이장은 함께 팔을 걷어붙인 이들이 아니면 이 큰일을 어떻게 감당했을까, 아득하다. 군부대에서 지원해줘 큰 쓰레기를 치울 수 있었고, 군과 면의 지원도 큰 힘이 되었다. 마을 주민에게 소머리국밥을 대접한 물통골 식당과 지원금을 건넨 구남마을 사는 이정근 씨, 정기태 씨 자제 정계화 씨 등도 더없이 고맙다. “그래도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니 살지, 혼자는 못 살겠더라고.” 

▲방앗간에 주저앉은 전오옥 씨.
▲물이 차오른 위치를 가리키는 김정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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