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103)/ 한가위, 우리말 다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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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103)/ 한가위, 우리말 다듬기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20.09.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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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묘 → 산소
예취기 → 예초기
정종 → 청주

코로나19 때문에 조금은 생경한 한가위가 예상된다. 벌초와 성묘는 물론이고 고향 방문를 자제하자는 목소리까지 들려온다. 
가슴이 답답해 오지만 올해 추석만큼은 무엇보다 가족과 이웃의 안전과 건강을 우선하는 유연한 마음가짐이 필요해 보인다.
추석 하면 벌초와 성묘가 떠오른다. 이때의 ‘할아버지 묘’는 바른 표현일까? 
묘(墓)는 “사람의 무덤”을 뜻하는 ‘뫼’의 한자말로, 높임의 의미가 없다. 그 뫼를 높여 이르는 말이 ‘산소(山所)’다. 할아버지의 ‘나이’가 아니라 ‘연세’이고, 할아버지의 ‘밥’이 아니라 ‘진지’이듯이, 할아버지의 ‘묘’가 아니라 ‘산소’라고 하는 것이 맞다.
그 산소는 잔디로 덮여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잔디를 ‘뙤’, ‘뙈’, ‘떼’ 등으로 다양하게 부른다. 하지만 지금 산소를 덮고 있는 잔디는 그냥 잔디이지 ‘뙤’, ‘뙈’, ‘떼’ 등이 아니다. ‘뙤’ ‘뙈’, ‘떼’ 중 ‘떼’는 “흙이 붙어 있는 상태로 뿌리째 떠낸 잔디”를 뜻한다. 그래서 “떼를 입히다” 등으로 쓰인다. 반면 ‘뙤’와 ‘뙈’는 국어사전에 아예 없거나 ‘잔디의 사투리’로 다뤄지고 있다.
또 흔히 ‘벌초’할 때 쓰는 기계는 ‘예초기(刈草器)’라고 부른다. ‘예초’는 ‘풀을 베다’는 뜻이다. 
또 ‘예취기’, ‘제초기’라는 말도 두루 쓰인다. 참고로 국립국어원은 예초기와 예취기를 구분해 놓았다. 예초기와 예취기가 모두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어 쓸 수는 있다. 다만 예초기는 일반 명사로 일상생활에 쓰이지만, 곡식이나 풀 따위를 베는 기계를 의미하는 예취기는 농업 분야의 전문 용어로 등재되어 있다. ‘예초기는 풀을 베는 데 쓰는 기계’이고 ‘예취기는 곡식이나 풀 따위를 베는 기계’라고 한다. 따라서 벌초와 관련해 예취기보다는 예초기가 더 맞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명절이면 자주 찾는 ‘정종’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한 청주회사 상표에서 유래한 것으로 써서는 안 될 말이다. ‘맑은 술’을 뜻하는 우리말은 ‘정종’이 아니라 ‘청주(淸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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