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흥초 아이들의 추석 연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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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초 아이들의 추석 연휴 이야기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10.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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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다음날, 복흥초 아이들의 추석 이야기

코로나19 끝나고 마스크 벗고 다니고 싶어
병원에 계신 아빠 뵈러 갔다가 영상통화만
모든 걸 꺼내줄 수 있는 주머니 달라 빌어

“코로나19는 추석 풍경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추석 연휴를 지낸 월요일, 복흥초를 찾았다. 학교 도서관에서 도서관 지킴이 6학년 학생을 만나고, 점심을 먹고 교실에 둘러앉은 4학년 학생들 이야기도 들어봤다. 시골 작은 학교 복흥초등학교. 너른 운동장과 열 명 남짓 학생들이 뛰어다녀도 넉넉한 교실에서 예전과 같이 대면 수업을 해온 복흥초 아이들. 이 아이들도 추석을 보내면서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을 실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달님에게 빈 소원은 코로나19 이전의 세상과 다르지 않다. 두발자전거, 에어팟, 기프트(선물용) 카드를 갖는 것, 사랑하는 가족이 건강하고, 코로나19로 못 보는 가족을 만나는 것, 게임을 실컷 하는 것, 자신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 평범해보이지만 모두 특별한 아이들의 소원이 하나도 빠짐없이 달님에게 닿기를 바래본다.

도서관 지킴이인 6학년 임지은ㆍ김영실ㆍ최진 학생 이야기

추석 연휴에 무엇 했어요?

영실: 난 집에만 있었어. 원래 친척들이 오는데, 아무도 못 왔어. 코로나 때문에 용돈을 못 받아서 슬펐어. 이번 추석에는 용돈 2만원 밖에 못 벌었어. 커가면서 만나는 친척들이 점점 줄어들어. 친척 언니, 오빠들이 공부한다고 안 와. 돌아가신 친할머니 보고 싶어.
진: 임실 갔다가 우리 가족끼리만 차례 지냈어. 엄청 많이 먹었어. 송편이랑 전이라 핫케이크 먹고.
지은: 제사 지내고, 산에서 차례 지내고, 벌초하고, 이모 와서 밥 먹고, 하룻밤 자고 왔어. 삼촌도 오고 했는데, 못 오셨어. 쌍둥이 고모가 서울에 계신 데 보고 싶어. 코로나 빨리 끝나고 친척들 보면 좋겠어.

달님께 무슨 소원을 빌었어요?

진: 전에는 친척들하고 다 같이 나가서 빌었는데, 올해는 아파트에서 모여서 같이는 못 빌었어. 작년에는 부자 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올해는 꿈을 이루게 해달라고 빌었어. 지금은 꿈을 이루는 게 중요해. 패션이나 그래픽 디자이너가 될 거야. 지은이 옷 만들어주기로 했거든. 
영실: 나도 만들어 줘.  
진: 그래! 
지은: 나는 꿈이 간호산데 바꾸려고 해. 
영실: 지은이 꿈이 과학자에서 의사에서 간호사로 바뀌었어? 
지은: 응!
영실: 내 소원은 엄마 돈 많이 벌게 해달라는 거 하고, 아빠 빨리 낫게 해달라는 거야. 아빠가 아프셔서 병원에 계셔. 추석에 아빠 병원에 갔다 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만나고 영상통화만 했어. 소원 또 하나는 마스크 벗는 거야. 지우개로 지우고 나서 ‘후’ 불 때 불편해. 
지은: 나는 달님한테 핸드폰 생기는 거 하고 남자친구 생기게 해달라고 빌었어. 

올해 졸업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

지은: 남자친구 사귀는 거 해보고 싶어. 데이트도 하고. 
진: 친구들이랑 읍에 나가 노는 거 해보고 싶어. 
영실: 나도 어른들 도움 없이 놀러 가는 거 해보고 싶어!

점심을 먹고 모인 4학년 아이들 이야기

추석연휴 즐겁게 보냈나요?

현섭: 핸드폰 한 게 좋았어요.
진우: 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본 게 제일 좋았어. 
현우: 친척들이랑 형이 와서 좋았어. 카트라이더 두 번이나 했는데 내가 이겼어.
소안: 영실언니 집에 가서 놀았어. 
준서: 작은 할아버지랑 낚시했어. 마을(석보리)에서 했는데 망둥어를 열 마리나 잡았어!
동해: 추석이 너무 짧았어. 구구단 외고 휴대폰 하니까 끝났어. 
민수: 원래 친척들 많이 오는데 코로나 때문에 엄마 친구 두 명만 잠깐 왔다 간 게 슬퍼. 
현우: 외할아버지 산소 갈 때 슬펐어. 조금 울었어.
 

달님께 무슨 소원을 빌었어요?

현섭: 핸드폰 사달라고 빌었어. 
현우: 가족들 건강하게 해달라고, 카트라이더 실력 좋아지게 해달라고 빌었어. 모든 걸 꺼내줄 수 있는 주머니를 달라고 빌었어. 
민수: 할머니 건강하게 해달라고 빌었어. 할머니가 90세인데 지금 요양원에 계셔. 코로나 때문에 못 가. 그리고 전동 킥보드 있으면 좋겠어. 
소안: 돈 많게 해주세요. 돈이 많으면 많이 살 수 있어. 다 사고 싶어. 
서윤: 기프트카드 있으면 좋겠어. 현질(게임에서 현금 이용) 하게.
진우: 두발 자전거 사고 싶어. 
다은: 에어팟 있게 해주면 좋겠어. 
소안: 큰 집 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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