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105)/ ‘~고 있다’, ‘~중이다’ 남용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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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105)/ ‘~고 있다’, ‘~중이다’ 남용 벗어나야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20.11.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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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진행형일 때만 ‘~고 있다’로 써야 군더더기 없어
진행형에서 ‘~중이다’보다는 ‘~고 있다’가 바람직

흔히 말은 되지만 뭔가 어색하거나 깔끔하지 못한 표현들이 많다. 
“코로나19 환자 증가추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 확진자가 일주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한 데 이어 사흘 연속 200명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호소하고 있고’, 더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단계 격상을 ‘예고하고 있다’”와 같이 ‘~고 있다’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어색한 문장이 됐다. 
“코로나 확진자가 일주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한 데 이어 사흘 연속 200명대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호소하면서’, 더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을 ‘예고했다’”처럼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도 쓸데없이 ‘~고 있다’를 붙여 문장이 늘어졌다. ‘피해가 우려된다’로도 충분하다.  물론 “낙엽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처럼 행동이나 상황이 계속 진행되고 있거나 그 결과가 지속됨을 나타낼 때는 ‘~고 있다’를 써야 한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하고 있다’, ‘보고 있다’, ‘가고 있다’를 ‘한다/했다’, ‘본다/봤다’, ‘간다/갔다’로 바꿔도 의미 전달에 문제가 없을 때가 많다. 오히려 단어의 의미가 분명히 드러나 우리말의 맛이 살아난다.  반면, 정작 진행형에서는 ‘~고 있다’보다 ‘~중이다’를 습관처럼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에서 기본적으로 진행형은 ‘~하고 있다’이다. “공부하고 있다”, “수업하고 있다”, “회의하고 있다” 등처럼 서술어에서는 ‘~하고 있다’가 현재 진행을 나타내는 고유한 표현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부 중이다”, “수업 중이다”, “회의 중이다”처럼 ‘~중이다’ 형태가 많이 쓰이고 있다. 이는 영어의 진행형인 ‘~ing’를 배우면서 ‘~중이다’가 익숙해진 탓이라고 보는 것이 대체적 견해다. 특히 영어를 번역하는 경우 대부분 이렇게 옮긴다.  우리말의 ‘~중’은 ‘공부 중, 수업 중, 회의 중, 공사 중, 협상 중, 임신 중’ 등과 같이 어떤 상태나 ‘동안’의 뜻으로 쓰일 때 잘 어울린다. 물론 이런 의미에서 “공부 중이다”, “수업 중이다” 등의 표현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보통은 ‘~하고 있다’가 자연스럽다.  진행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공부하는 중이다”,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처럼 ‘~하는 중이다’ ‘~하고 있는 중이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역시 ‘~하고 있다’ 형태인 “공부하고 있다”가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중이다’를 남용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비상근무 중인 대책본부는 범정부 협업체계를 가동 중이다. 전국에서 관계 공무원이 24시간 비상근무 중이다”와 같은 예다. ‘중인’, ‘중이다’ 등 ‘중’으로 가득하다. 실제로 글에서는 이런 형태가 많이 나온다. 서술어에서는 가급적 ‘~중이다’ 대신 ‘~하고 있다’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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