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가게] 피자마루…고소한 냄새, 가득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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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가게] 피자마루…고소한 냄새, 가득한 곳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11.25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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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품 내, 기부라기보다 감사를 돌려드리는 거예요.”
▲정선아 씨와 남편이 피자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보건의료원을 취재하면서 ‘피자마루’ 가게에서 피자를 몇 차례 보내줘서 “그만 보내주십사”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자마루 정선아(38) 씨를 찾아갔다. 
코로나19로 단체주문이나 생일파티는 거의 끊긴 상황이라 타격이 클 텐데 오히려 기부하는 이유는 뭘까? 
“한여름에도 방역복 입고, 쉬지 못하고 노심초사하시는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녜요. 지난번에 의료원에서 감사편지를 가지고 직접 가게로 오셨더라고요. 제가 더 감사했어요.”
정 씨는 올해 물난리로 수해를 입은 지역에도 피자를 보냈다. 한여름에 34도까지 올라가는 주방에서 피자를 몇십 판씩 구워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터. 
“혼자 하나요. 남편이랑 아이들이 많이 도와줘요.”
정 씨의 기부에는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가능하다. 올해 수능을 앞둔 고3 아들과 중2인 딸은 알아서 밥 먹고, 데려다 달라는 말도 없이 걸어 다닌다. 직장을 다니는 남편도 쉬는 날이면 가게에서 함께 일한다. 그나마 이번 달에는 가족들이 모이는 일요일을 모두 반납했다. 교회에서 캄보디아 학생들에게 운동화를 기부하는데, 정 씨는 일요일 매상을 기부하기로 한 것. 
“교회에서 영상을 봤는데 아이들이 운동화 한 켤레씩 받고 얼마나 환하게 웃던지….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의논하니 모두 좋다 하더라고요. 지난 일요일에는 아들도 와서 도와줬어요. 고맙지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헌금이나 기부를 함께 해온 정 씨 가족. 이제 기부는 가족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게 하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었어요. 돈은 없어도, 조금만 품을 내면 기부할 수 있어서 이 일이 감사하죠. 이게 모두 순창분들이 가게를 이용해주시니까 가능한 거죠. 제가 기부한다기 보다는 감사를 돌려드리는 거예요.”
서로 이어져 있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 지탱하고 있다는 믿음은 ‘순창이 참, 살만한 곳’이라는 실감으로 이어진다. 터미널 쪽을 지날 때마다 피자마루에서 구워내는 ‘선한 영향력’의 고소한 냄새에 꿀꺽, 군침이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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