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시비, ‘토건예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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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시비, ‘토건예산’ 때문이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0.12.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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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014년 이후 6년 만에 법정시한을 지키며, 558조원 규모인 20201년도 수퍼 예산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이른바 ‘쪽지예산’은 여전히 난무했다고 한다. ‘쪽지예산’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 조정 소위원회에서 지역구 선심성 예산이 민원성 메모(쪽지)로 전달되며 이를 반영하려는 행태를 지칭하는 용어인데, 요즘은 휴대전화 문자나 톡으로 부탁하고 있어 에스엔에스 예산이라고도 불린다. 늘 비판받지만, 관행이 된 쪽지예산은 여야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밀실에서 밀어 붙여진다. 그래서 예산이 증액되면 의원들은 앞다퉈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구 예산 증액을 최대한 홍보하는 행태가 되풀이된다.
정치인들은 누구나, 젤 먼저 “내가 (○○을 위해) 예산를 따냈다”고 자랑한다. 순창ㆍ임실ㆍ남원 지역구 이용호 국회의원(무소속)도 “내년도 예산 310억4500만원 확보, 총사업비 722억 4천만원 규모, 공공의대 설립, 남원 광한루원 동문확장, 임실 치즈역사문화관 건립, 순창 다목적 생활안전시설 설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숙원 해결을 위한 핵심사업 국가예산을 대거 확보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자신의 업적(?)을 홍보했다.
순창군의회에서도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문제예산 지적이 이어진다. 특히, 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 관련 군의원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364억 규모 종합문화예술회관 신축을 위해 실시설계비 등으로 세운 군비 60억원 놓고 대부분 의원이 지적했다. 여기에 당초 의회와 행정 간 이견이 있었던 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기금 180억원을 올해 일반예산으로 편성한 것을 두고 “의원들을 무시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런 행태의 이면에는 (내 돈 아니라는) 국비를 앞세운 단체장 치적 쌓기와 이에 뇌동하는 의회의 오래된 관행이 있다.
정치인들은 여야, 좌우 모두 ‘개혁’을 앞세운다. 이 나라(지역)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개혁은 단순하지 않다. 국가적으로는 단순히 지배세력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친일-독재 기득권 세력’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사회체계를 바꾸는 것이 진짜 개혁이다. 그런데 진짜 개혁하려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많은 정치인은 이른바 ‘토건국가’를 만들어, 토건업체의 배를 불리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고, 업자와 혈세를 나눠 먹는 정경유착을 통해 엄청난 혈세 낭비와 자연 파괴, 지역사회 해체까지 촉발하기도 한다.
박정희의 수단ㆍ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제성장, 전두환의 한강개발사업, 노태우의 새도시건설ㆍ서해안(새만금) 개발사업 등이 그랬다. 김영상 문민정부와 김대중 국민의정부, 노무현 참여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인정부도 ‘토건행정’과 ‘토건정치’를 버리지 못한다.
문제는 토건사업을 하나 받아오면 다른 예산이 줄어드는 현실에 있다. 그래서 돈(예산)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말로는 4차 산업혁명 운운하면서 아직도 20세기식 토건행정, 토건경제, 토건정치를 즐기는 듯 변화(개혁)하지 않는 기득세력이 과거처럼 밀어붙이지 못하도록 관심 두고 지켜보고 요구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군의원이나 몇몇 바른 소리를 하는 이들에게만 맡겨놓을 일은 아니다.
어느 정권, 어떤 정치인도 친위부대들이 항상 문제다. 최근 중앙이나 지방정부 모두, 현안에 대처하는 양상을 살펴보면 아주 유사하다. 행정 조정능력에서 공백이 보이고, 행정 기능 내에서의 협력이 실종된다. 손발이 맞지 않고 일 처리에서 실수와 결함이 드러난다. 민원인의 불만과 불평이 쌓여도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토의하고 협의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까지 마주 앉아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갈등으로 악화한다. 정치공세가 강화되고 고소ㆍ고발이 난무한다. 그리고 대화ㆍ설득은 없고 제재ㆍ공격 일변도다.
중앙에서 일어나는 일은 사실 확인은 필요하지만 그나마 알려지는데, 지방에서 일어나는 일은 도무지 알 수도 없다. 살기 좋은 곳은 생태와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복지가 사회적 균형을 만드는 곳이다. 사람이 우선인 행정, 사람을 위한 정치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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