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가게] 엄마손 팥국수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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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가게] 엄마손 팥국수 수제비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12.09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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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해준 그 팥국수, 팥죽 맛!”
지인들이 “맛있다”며 권해서 ‘시작’
▲메뉴판 옆에 표창장. 20년 시부모 병수발을 하며 일을 하고 자식을 키웠다.
▲김연숙 사장이 가게 앞에서 자세를 잡았다.

엄마손 팥국수집은 팥국수, 호박죽 전문식당이다. 호박죽을 시키고 〈열린순창〉에서 왔다고 인사하자, 주방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아드님은 호박을 썰고, 김연숙(70) 사장은 국수를 뽑는다. 음식은 그때그때 주문받아 끓인다. 
엄마손팥국수집, 소문난 맛의 첫 번째 비결이다. 두 번째 비결은 뭘까? 
“재료가 중요하지요. 제일 좋은 재료를 써요. 새우젓도 육젓을 쓰고, 소금도 흙소금을 써요. 찹쌀, 팥, 단호박, 콩도 다 순창 걸로 사서 동네 이름을 써놔요. 맛이 있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주문한 팥국수를 가지러 온, 옆 가게 사장님도 “옛날에 엄마가 해준, 그 맛이에요.”
엄마손 팥국수의 시작은 10년 전, 집들이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집들이 때 내놓은 팥국수를 먹어본 사람들이 팥국수 장사를 하라고 부추긴 것. 그렇게 시작한 팥국수집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집이 되었다. 요즘은 코로나와 김 씨의 건강 때문에 문을 일찍 닫는다. 김 씨는 지난겨울 눈 쌓인 도로에서 넘어져 꼬리뼈 수술을 했다. 병원에서 일 년은 쉬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하도 찾아와서 문을 열었다. 힘든 일은 이웃들이 많이 도와준다. 무거운 거는 들어다 내려주고 올려준다. 귀한 이웃들이다. 맛있는 것, 좋은 것이 있을 때마다 이웃과 나누고, 농사지은 것 팔아달라는 심부름도 기꺼이 해온 세월이 쌓인 덕분이다. 다음 달부터는 모든 메뉴가 천원씩 오른다. 김 씨는 찹쌀, 팥값 등 모든 재료가 올라서 어쩔 수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천원씩 올려도 팥국수 6000원, 새알팥죽 7000원이다. 팥국수 찾는 소리에 아픈 허리 붙들고 나온 김 씨, 엄마 건강이 걱정되어 일손 도우러 오는 아들, 무겁지나 않나 살피는 이웃들 마음이 오롯이 담긴 팥국수 한 그릇, 6000원을 어찌 비싸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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