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곡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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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마곡사를 다녀와서
  • 김귀영 교사
  • 승인 2011.09.01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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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귀영 유등초등학교 교사
선생이란 일이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하여, 몇 평 남짓한 교실과 울타리 안의 운동장에 한정된 것이어서 사물과 이치를 깨닫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방학이란 꿀맛이요 매력이다. 그러기에 요즘 같은 취업난 속에서 교육대학이란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내가 손쉽게 입학했던 교대가 아니라, 서울대학을 졸업하고도 또다시 교육대학에 입학한다니 입이 떠~억 벌어지는 일이다. 훌륭한 인재들이 초등교육에 봉사하게 된다니 이다지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신을 연마(?)하고자 방학 말미 역사기행으로 마곡사로 향했다.
무릇 교사란 무엇인가? 
진실(眞實)만을 가르치는 자유인(自由人)!! 책상 위의 지식이 아니라, 역사의 흔적과 자취를 따라, 수많은 선인(先人)들의 숨결에서, 그리고 피와 땀과 눈물로 점철된 처절한 민초들의 삶에서 비로소 진실과 지혜와 애국(愛國)이 있으려니….
“네 소원이 무엇이냐?”하고 하나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치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요”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하면, 나는 또 “우리 나라의 독립이요”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는 셋째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요”하고 대답할 것이외다.
- <나의 소원> - 백범 김 구  
충첨남도 공주 태화산 기슭에 있는 마곡사의 울창한 원시림 숲내음 길을 걸으며 백범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려본다. 청년 김창수라는 이름으로 위기의 조국을 구하고자 머~언 중국 땅으로 향하다가, 삼남 의병소식을 듣고 다시 환국하는 중에 일본인 병사를 맨 손으로 살해했다는 황해도 치하포 사건!
‘우리 국모를 죽인 이 원수 놈!!  내 오늘 너를 살려 보내지 않으리라 ! ’‘ 누구든지 이 왜놈을 위하여 내게 달려드는 자는 죽이고 말리라 !!’소리치고 왜놈의 피를 한 주먹 움켜마시고, 그 피를 얼굴을 바르고 또 다시 호통을 치며 분노했다는 옛 이야기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교수형의 판결을 받고 죽음을 기다리다 탈옥 후 이곳 마곡사에서 스님이 되어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심었다는 대광보전 앞의 향나무를 보며 묵념을 드린다.
백범 선생께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꿈꾸셨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그렇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또한 극도로 발전된 문명과 과학의 힘으로도 행복한 것이 아니리라. 인의(仁義)와 자비와 사랑의 덕목들이 문화의 힘으로 길러질 때 비로소 평화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인간주의를 져버린 채 무한 경쟁으로 질주하는 선진국병은 우리의 삶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 뿐이다.
창밖을 보니 늦여름 매미 울음이 한창이다. 밖으로 나와 석양 노을을 바라보며 나는 내 조국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물으며 깊은 상념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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