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이래 ‘식량주권 사수’ 전력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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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이래 ‘식량주권 사수’ 전력투쟁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09.0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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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ㆍ수세거부투쟁 통해 자주적 농민회 창립

 

▲ 올해도 25년째를 맞은 순창군농민회는 그간 식량주권과 생명산업을 지키는데 앞장서 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순창군농민회(회장 김구곤)는 지난 1987년 8월26일 구 백화예식장에서(현 명성회관 2층) 창립총회를 갖고 탄생했다.

6월항쟁을 거치면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아직 식지 않은 당시 군에서는 수세반대 투쟁이 한창이었다. 1단보(300평)당 27킬로그램(kg)이라는 막대한 수세를 징수하는 농지개량조합에 대해 군민들은 일제수탈과 다를 게 없다며 수세 거부투쟁을 했다. 이 때 농민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는 농민회의 창립 과정에 큰 기여를 했다. 당시 군에는 기독교농민회, 가톨릭농민회 등 종교 색체가 짙은 농민조직이 있었지만 자주적 농민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농민회는 만들어졌다. 지역적으로는 구림ㆍ풍산ㆍ유등면 지회가 먼저 만들어졌고 1988년 이후에는 복흥ㆍ쌍치ㆍ금과면 지회가 만들어졌다. 당시 전북도는 물론 전국에서도 자주적 농민회가 결성된 곳은 몇 군데 되지 않았다.

농민회는 이후 우루과이라운드(UR), 더블유티오(WTO) 농업개방,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투쟁을 하며 식량주권 사수에 앞장서왔다. 특히 1994년에는 농산물 수입개방반대 투쟁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로 이 협정은 사실상 농산물 수입에 방점을 찍은 사례가 됐다.

이후 농민회는 군내 쌀값 보장 투쟁을 진행했다. 추곡수매가가 시중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게 됨에 따라 추곡전량수매를 요구하며 지역 농민의 소득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직장인, 공무원, 교사 등 직업에 따라 따로 운영돼 온 의료보험을 통합하고자 전농 차원으로 대응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농협의 직선제 전환은 농민회가 얻어낸 큰 성과이다. 1987년까지만 해도 농협중앙회에 의해 임명된 사람이 조합장을 지내던 간선제는 농민조직의 투쟁으로 인해 직선제로 바뀌었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또한 1998년 외환위기가 도래한 당시 턱없이 높던 농협의 대출 금리를 낮추고자 노력했다.

군에서는 농민이 아니더라도 농민회의 활동 덕을 본 사람들이 많다. 가령 난시청지역의 가정에도 부과하던 한국방송(KBS) 수신료는 농민회로 인해 거의 근절되다시피 한 사례다. 방송국 직원을 불러온 농민회원은 모든 마을을 같이 돌며 전파 수신여부를 확인시켜 군내 부당한 수신료 징수를 없애도록 했다. 그리고 지금 운영되고 있는 고추계약재배사업단은 농민회에서 정책제안을 해 이루어진 사례다. 이 밖에 경지정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투묘 방식을 알려 파종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했고 농민학생연대활동을 통해 그동안 농활에 다녀간 학생은 1만명이 넘는다.

농민회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한 대학에서만 600명 이상이 와 면별로 흩어지기도 했다. 당시 각 읍ㆍ면 청년들은 이 학생들과 체육대회를 열 정도로 농활은 호응이었고 일손도 상당히 거들었다”고 회상했다. 농활을 통해 학생은 민족농업에 대해 고민했고 농민은 학생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서로는 굳이 농사일이 아니더라도 연대투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순창군농민회의 특징 중 하나는 자력으로 농민회관을 건설한 전국 최초의 조직이라는 점이다. 경제협동사업의 수익금과 농민회원의 기탁 및 모금 그리고 행정의 도움이 모였고 인력은 직접 해결함으로서 지난 1995년 번듯한 2층짜리 농민회관이 완성됐다. 이곳은 현재 농민회원 교육은 물론 약간의 수익도 내면서 조직운영과 농업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농민회는 현재 하반기 쌀 투쟁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부 추곡전량수매를 부활시키고 쌀 생산비를 현실화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우리농업을 살리는 선두에 선 농민회는 오늘도 식량주권 쟁취 문제를 고민하는데 여념이 없다.

▲ 김구곤 회장
■ 인터뷰 / 김구곤 회장 (61ㆍ구림 운남)

“자연재해로 소출이 줄고 구제역 등으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깊다. 반듯한 농민조직을 결성하고 20년 넘게 쌀값보장을 외쳐왔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 올해도 농민들의 목숨 값인 쌀값 보장을 위해 힘써 싸우겠다. 아울러 지역농정 자립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친환경농업과 친환경 학교급식 실현을 위해서도 온 힘을 다해 활동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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