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펑펑 풍년 들레라
백성들 잘 먹어야 내가 편하다
그런데 이리도 추운 때
가난한 이들 헐벗고 어이 지내나
- 〈함박눈〉, 고종황제
조선말 고종이라는 왕이야말로 한 나라의 마지막을 장식한 꺼진 촛불이었습니다. 외척정치가 판치고 기울어가는 국운으로 세상은 근심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겨우살이 가난한 백성을 연민함이 왕의 품성답습니다.
예부터 정초에 내리는 눈은 서설(瑞雪)이라 하여 상서로운 일이 생기는 징조로 여겼습니다. 이때 쌓인 눈이 춘삼월(春三月)이 되면 춘수(春水)가 돼 곳곳에 흘러, 그해 풍년이 들게 한다고 했습니다.
신축년 소띠 해, 서설이 천년고찰 강천사를 감싸 안았습니다.
위정자는 소귀에 경 읽거나 황소고집 부리지 말고, 코로나19로 지쳐있는 군민 모두 경제적 여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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