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운데’ 서서 착한 승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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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운데’ 서서 착한 승리를 생각한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1.09.08 12: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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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한’은 ‘하다(大ㆍ正)’의 관형사형이고 ‘가위’란 ‘가배(嘉俳)’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때 가배란 ‘가운데’란 뜻인데 이로 미루어 볼 때 ‘한가위’는 8월 중에서도 정(正)가운데, 한가운데란 뜻이니 ‘한’은 제일(第一), 큰(大)의 뜻 이외에도 한(正)의 뜻이 있음도 알 수 있다. 한가위를 추석(秋夕),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한 것은 한자 사용이 성행한 후대에서 중국말 중추(中秋)의 추(秋)와 월석(月夕)의 석(夕)을 따서 만든 것이라니 순수 우리말은 아니다.

달의 변화 가운데 유독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그믐달 보다는 보름달이 나는 좋다.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달 속 토끼의 절구질과 청년기에 기억한 설화에서 달에 올라간 여신 항아를 꿈꾸는 추억이 담겨서인가 보다. 그 시절 한가위 달은 어찌나 밝고 투명한지 그저 아름답기만 했다. 올해는 잦은 비로 그 보름달을 볼 수 없다니 서운한 생각에 벌써부터 불안하다. 밤이 어두우면 맹수의 접근도 알 수 없고 적의 습격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지금도 어두운 밤은 두렵고 무섭다.

가을은 풍요와 결실의 계절이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젖고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며 포만감에 젖었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 하다. 지난여름 구름과 해가 다투는 바람에 벼의 알곡이 차지 않을까 사뭇 걱정스러웠다. 어디 그뿐이랴. 계절이 일러 가지마다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바라볼 수 없어 서운하다. 저마다 모양과 맛, 향기와 빛깔이 다른 열매를 거두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이다. 우리의 삶도 그와 다를 바 없으니 삶이란 꾸준하게 자신을 가꾸는 일이지 한 순간에 이뤄지는 일은 없다.

자신이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논어) 선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최선인 것이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면서 생활한다.(힌두교)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불교) 남이 당신에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똑같이 하라.(기독교)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똑같이 인정하고 그렇게 행동하라는 얘기다. 이 원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세상은 수많은 시합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무대다. 그런데 혼자서는 겨루지 못한다. 상대의 생각이 나와 다르더라도 참가자로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배제와 차별이 없어야 경기가 성립한다. 공정한 겨루기를 하려면 소통과 이해를 더해야 한다. 소통하고 이해한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 공정한 경기를 보장한다.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조상의 성묫길에서 자신의 인생 경기뿐만 아리라 공정률에 따라 치러야 할 민주주의 선거 이야기도 나누자.

착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결국은 착한 사람이 이긴다. 독한 분이나 잘난 분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고, 돌아서면 바로 다른 말 하고, 검은 것 희다 우기는 분들이라면 더욱 속이 뒤틀리겠다. 가차 없이 뒤통수를 치거나 인정사정없는 배반과 냉혈로 승승장구했다면 착하다, 이타적이라는 말 자체를 인정할 수 없겠다. 그러나 떨어지는 꽃잎을 지켜보며 회한을 씹는 날은 뜻밖에도 빨리 오기 마련이니 10ㆍ26 재선거에서는 이런 결과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회나 개인을 위해 더 이로운 것은 경쟁보다는 협력이라고 한다. 미국의 한 교수는 “굳이 오래 살 생각이 아니라면 협력하지 말라. 사람을 두 번 다시 보지 않겠다면 배반하라. 그러나 그 밖의 상황이라면 무조건 협력하라”고 했다. 선의를 믿고 협력해야 개인과 집단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우리가 믿는 선의에 위계가 없어야 한다. 오늘 ‘한가운데’ 서서 우리가 선택할 선의(후보)에 위계가 끼어들지 않도록 협력(감시)하여 참된 선의(착한 사람)가 승리할 수 있도록 협력(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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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2011-09-19 15:12:41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10.26 보선까지는 길지 않는 시간입니다.
이제는 후보들의 공약이나 인물을 평가하여
누가 더 우리 고장 순창을 위하여 필요한 인물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언론의 역활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된 선의가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주시리라 믿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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