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 손경수 죽곡주민자치회 회장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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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마을] 손경수 죽곡주민자치회 회장 대담
  • 김수현 객원기자
  • 승인 2021.05.05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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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객원기자의 이웃마을 이야기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면?

=초창기 우리동네119 활동 때, 동네 이장님께서 할머니 한 분이 형광등이 고장 나서 불을 못 켜고 사신다고 신고하셨다. 자식들은 객지에 나가고, 이장이 할 일은 아니고, 하고 싶어도 이장님도 연로하셔서 못하시는 경우가 많다. , 마을에 도움을 요청할 젊은이들도 없으니 한 달 이상이나 형광등 없이 컴컴하게 살고 계셨다. 가서 살펴보니 안전기가 나가 그날은 못 고치고, 안전기를 구해서 고쳐드렸다. 환하게 켜진 현광등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고 울컥했다. 자치회 초창기라 일찍 처리하지 못해 죄송했다.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들어 신고하면 바로바로 달려간다. 티브이 안 나온다고 신고할 때가 많다.

 

농사일로 바쁘실 텐데, 행정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의 힘으로 가능한가?

=같이 하는 위원들이 있어 가능하다. 위원 38분 중 희망하신 10여 분이 119활동을 하신다. 21조로 출동한다. 아무런 보상 안 해도 기꺼이 시간과 마음 내주는 위원님들께 정말 감사하다. 이게 시골 사는 재미다 싶다.

 

멀리서 배우러도 오고, 강의도 하시는데, 모범이 된 비결은 무엇인가?

=주민자치 준비위원회 16개월 동안, 운영진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민들의 지원에 힘입은 게 크다. 지역민과 귀농귀촌한 위원들이 어우러져 주민자치회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고, 헌신적으로 활동해주셨다. 특히, 자치회가 출범하면서 지역에 필요한 의제를 내오기 위해 28개 자연부락을 찾아다니고 마을 의제를 함께 내오고 실행해가면서, 자치위원들의 자부심과 사명감이 커졌을 거라 여긴다. 주민자치회와 농민도서관을 거점으로 한 마을학교, 마을교육공동체와 협력을 통한 활동이 서로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죽곡면 주민자치회의 목표는?

죽곡면 주민자치회의 비전이 소통하는 죽곡, 모두가 행복한 죽곡을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 곡성이 전국 토란 생산량의 70% 가량을 생산하고 있고 죽곡은 그중 60%가량을 생산하는 토란의 본고장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유통회사만 좋은 일을 시키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그래서 토란도란상표를 등록했고, 토란 가공사업, 토란거리 조성, 토란도란여행사 운영 등을 통해 주민 일자리 창출, 지역 홍보를 통해 먹고 살만한 고장을 만들고 싶다. 더불어 지역 인구 유입을 위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 등을 통해 지역이 살아 움직일 수 있는 고장이 되면 좋겠다.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주민자치회는 지자체장과 담당 공무원의 관심이 큰 역할을 한다. 그동안 죽곡 주민자치회 활동을 지켜본 의회와 곡성군에서 타 읍면에도 자치회를 구성하려 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을 보면 국민은 있는데, 주민은 없다는 걸 느낀다. 올해 지방자치법에서 주민자치회 관련 조항만 쏙 뺐다. 대한민국에서 주민자치회 시범 시행이 7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시범으로 남아있다는 것이 가장 큰 실망이다. 자치위원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빨리 시범 딱지를 떼고 전국적으로 주민자치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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