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마을] ‘곡성군 죽곡면 주민자치회’ 농촌 마을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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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마을] ‘곡성군 죽곡면 주민자치회’ 농촌 마을공동체
  • 김수현 객원기자
  • 승인 2021.05.05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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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객원기자의 이웃마을 이야기

코로나19긴밀한 상호 돌봄의 망, 주민자치더욱 절실

토란도란 마을잔치로 주민 마음 얻어 주민자치회구성

마을 주민이 부르면 달려가는 우리 마을 119’

발달장애인과 친구맺는 우리동네 새친구 맺기

코로나19 감염병의 지구적 범유행 상황에서 지역마을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과 예방, 주민 보호 등의 주체로 지역이 나서면서,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다루는 지역의 해결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위기가 일상화될 것으로 예견되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 ‘지역이 새롭게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데도 막상 지역의 현실은 안타깝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동과 소통이 막히면서, 마을회관, 마을회의 등 그나마 농촌이라 유지되어 오던 상호 돌봄의 장이 사라졌다. 마을 목욕탕, 체육시설(스포츠센터), 도서관 등 지역의 공유 공간도 문을 닫거나 운영을 최소화하면서 접촉 자체가 어렵다. 장애, 독거노인, 코로나19로 긴급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은 오로지 복지 행정에 의지해야 하는 실정이다. 행정이 놓친 복지 사각지대는 그야말로 고립무원. ‘거리를 유지 해야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긴밀한 상호 돌봄의 망, 주민자치를 절실하게 소환하고 있다.

가진 것 없이도 서로 나누고 보살피는 주민자치

"내가 전기도 좀 볼 줄 앙게 한 달에 두어 번은 돌아댕겨 볼라네요"

"저는 일요일에 가능해요. 뜸도 떠주고 건강체조도 가르쳐 드릴라네요"

"저는 밑반찬 좀 해서 거들어도 될까요?"

4, 죽곡면 주민활력소에서 열린 죽곡마을 주민자치회 119 회의 모습. 늦은 시간에도 주민 20여 명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다. 나이 많은 주민들의 어려움을 주민의 힘으로 덜어보자고 나선 우리마을119’ 활동에 의견들이 쏟아진다. 가진 것 별거 없어도, 기꺼이 나누겠다고, 시간 내보겠다고 한다. 21조로 차량을 배치한다. 아무런 보상도 없는 일들에 주민자치의 이름으로 몇 년째 팔을 걷어 부쳐온 위원들과 주민들 토론에 밤이 깊어간다.

평범한 농촌마을 죽곡면에서 주민자치 피어나다

장군봉, 비래산, 주부산, 천덕산으로 둘러싸이고 대황강(옛 보성강)이 가슴팍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죽곡면. 천혜의 자연이 보존된 곡성군에서도 개발이 되지 않은 지역이다. 공장은 커녕 비닐하우스도 보기 힘들다. 고령 인구가 48%에 달하고 토란 등 농사가 주업이다. 송광사, 화엄사의 본산이던 태안사와 대황강 출렁다리, 섬진강과 대황강이 만나는 압록의 경관이 명소로 꼽히는 정도. 여느 농촌 마을과 다를 것 없는 죽곡마을이 어떻게 농촌 마을의 미래를 일구는 주민자치의 앞선 현장이 되었을까? 코로나19 상황에서 묵묵히 주민과 함께해온 죽곡면 주민자치회의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2018년 토란도란 마을잔치로 주민마음 얻어

2020년 마을총회에서 20개 마을 의제 선정

죽곡면주민자치회는 2017년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 2018 주민자치시범실시지역으로 선정되었다, 2018년과 2019토란도란 마을잔치를 꾸려 주민들 마음을 얻고, 20199월 주민자치회를 출범했다. 마을계획단을 꾸려 20201월부터 지역조를 진행하고 마을 의제를 발굴해, 8월 주민 사전투표와 주민총회에서 ‘20개 죽곡면 마을의제를 선정했다.

총회에서 선정한 의제는 지역농산물 꾸러미사업, 건강생태마을만들기, 작은학교살리기와 마을교육공동체 활동, 찾아가는 주민자치프로그램 운영, 토란도란축제 정례화, 생활공구농기구 공유센터 운영 등이다. 사업비는 주민참여예산으로 확보했다. 자치회는 위원 38명이 주민자치분과, 문화분과, 복지분과, 마을공동체분과, 생태환경분과로 나누어 찾아가는 주민자치프로그램, 죽곡문화유산탐사대, 죽곡마을119, 토란도란 죽곡마을축제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에게 필요한 일, 모두 주민자치회 사업

죽곡마을 복지지도’, ‘우리동네 친구맺기

죽곡 주민이 필요로 하는 일이면 곧 사업이 된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죽곡마을 복지지도는 행정이 보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주민 스스로 찾아서 꼼꼼한 마을 안전망을 만드는 작업이다. ‘우리 동네 친구맺기는 발달장애인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주민이 1:1 결연해 지역과 함께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죽곡문화유산탐사대는 죽곡초한울고주만자치회가 함께 마을기자단을 꾸리고 28개 마을의 역사 문화를 영상과 글로 기록해낸다. 유튜브 마을방송으로 송출도 하며 일년 과정을 마무리하면 ‘2021 죽곡문화을 발간할 계획이다. 주민자치회 프로그램도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수지침, 생활바느질, 치매예방활동, 인생예술, 우리동네 목공소, 국선도, 밴드체조, 도자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민들 필요에 맞춰 기획했고, 강사도 모두 주민으로 구성했다. 죽곡면에 있는 죽곡초, 한울고 학생들도 참여해 마을살이를 배우며 주민들과 서로 배움의 시간이 되도록 하는 온마을 평생교육프로그램이다. 면에서 진행하던 주민프로그램을 두 팀으로 나눠 마을로 찾아가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마을회관이 폐쇄되어 주민활력소에서 진행하고 있다.

귀농귀촌인과 원주민 유대 좋아졌어요

윤정자(73죽곡면 태평리) 전 이장은 죽곡면 주민자치회 부회장이다. 주민자치회 활동뿐 아니라 프로그램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회의나 주민 만나는 일도 빠지지 않는다. 어떻게 그 많은 시간을 낼 수 있을까 궁금할 정도다.

오늘 할 일 내일 하고, 두 번 할 일 한꺼번에 하고, 어떻게든 연구해서 틈을 내요. 위원들도 농사로 바쁘니까 밤이나 비오는 날 다니면서 주민들을 만나 홍보하고요. 주민자치회를 알수록 열심히 하게 됩니다.”

그는 죽곡면자치회의 가장 큰 성과로 귀농귀촌인들과 원주민들의 유대관계가 좋아진 점을 꼽는다.

마을에 누가 오는지 잘 몰랐는데 지역민하고 돈독해졌죠. 저는 주민자치회 프로그램 요가, 생활바느질, 수지침 배우고 있는데 모두 죽곡면에 귀농귀촌한 분들이 강사님이십니다.”

참새도 오장육부가 있다.”

아무리 작은 마을도 작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뜻으로 마을자치, 주민자치 논의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취약한 주민을 찾아 친구를 맺고, 주민들의 작은 어려움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달려가는 시스템, 학생과 주민들이 강사이고 학생인 배움터, 마을의 문화유산을 찾아 후대에 이어주는 일

죽곡면 주민들의 주민자치회 활동은 미래의 농촌에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농촌소멸을 이야기하는 2021. 이런 노력 없이는 미래가 없을 것이므로. 전국 350개 읍동에서 죽곡면의 미래 실험이 이어지기를, 작은 참새 350 마리가 오장육부를 움직여 힘껏 비상하기를 기대하며 바란다.

다음 호에는 죽곡면의 마을교육공동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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