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인재숙, 잇단 강사해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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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인재숙, 잇단 강사해고 파문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0.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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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ㆍ해고, 손바닥 뒤집듯 무차별 자행

옥천인재숙(원장 신장호)이 투명하지 못한 인사문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올 초 강사 수가 15명에 달했던 인재숙은 7월 말과 9월 말 두 차례에 걸쳐 5명의 강사를 해고했다. 강사와 교무실장, 원장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해고된 빈자리는 최근 급히 강사 3명을 채용해서 보충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능시험을 앞두고 강사가 해임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사 수는 현재 13명(비 상근 강사 2명 포함)으로 줄어든 상태다.

갑작스런 해고 소식을 들은 인재숙 강사들은 최근 강사에 대한 신장호 원장과 최영림 교무실장의 인사 처리방식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집단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엄연히 계약기간이 있는 데다 업무상으로도 흠잡을 데 없이 열심히 일해 왔지만 강사 채용과 해고를 손바닥 뒤집듯 한다는 것이다. 강사들은 또한 엄연히 강의를 해야 하는 최 실장이 ‘사실상 옥천인재숙을 설립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전 군수’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강의를 안했다며 “학생 성적을 올리지 못한 강사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은 학원계에서는 당연한 일로 여긴다. 그런데 수업도 안하는 사람이 거꾸로 강사들을 마음대로 해고하는 것이 말이나 되냐”고 비판했다. 옥천인재숙에서 교무실장이 강사를 해고하는 행위는 분명한 월권행위이지만 원장이 이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인정됐다.

신장호 원장은 “강사간 호흡이 맞아야 학원의 원활한 운영과 수업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조정하는 것은 원장의 시각이지만 강사끼리 생긴 반목에 대해 간섭할 수는 없다”며 사실상 코드인사를 정당화했다.

그러나 이동이 비일비재한 학원계라 하더라도 자리를 옮기면 안 되는 시기가 있다. 특히 수능을 코앞에 두고 다른 학원으로 이동하는 일은 해서는 안 될 불문율이다. 통상 학원 강사들이 대거 움직인다는 9월~10월은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12월 경 부터 다른 곳으로 갈지 남을지를 학원들과 상의해 결정하는 시기다. 지난 7월까지 인재숙에서 근무한 한 강사는 “재수 학원이나 고3 수험생을 맡은 강사는 대개 5월이 지나면 해당 학원에서 수능이 끝날 때까지 남는 것으로 본다. 강사가 심각한 일을 저질러 법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면 수능이 100일도 안 남은 상태에서 해고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만약 스스로 나왔다면 학원계에서는 책임감이 없는 사람으로 보고 채용을 망설이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하물며 수능을 한 달 여 앞둔 상황에서 강사를 마음대로 자르는 것은 교육적 자세가 전혀 안 돼 있다는 얘기”라며 동료 강사들이 계속 해고된 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강사는 “동료 강사 한 명에 대해서는 해고와 복직 그리고 다시 해고를 반복하는 등 사람을 우롱하는 정도가 도를 넘었다”며 강사들이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한 기자의 취재 요청에 최 실장은 “나는 할 말이 없으니 원장에게 물어보라. 노코멘트 하겠다”며 거부했다. 

한 강사는 ‘급여에 대한 불만에서 생긴 일’이라는 시각에 대해 “순창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나 서울에서 학원 경력 10년이 넘는 사람이면 억대 연봉은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고 또 그렇게 받아온 사람들이다”며 “솔직히 돈 벌러 온 강사인 것은 맞지만 학원계 10년이면 기본적 교육이념이 형성돼 있다. 돈에 좌우되는 서울의 학원에서도 인재숙에서처럼 강사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며 강사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옥천인재숙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은 크게 분노했다. 문제가 커지자 최 실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지난달 30일에 사직했다. 한 학부모는 “마땅한 학원이 없어 인재숙에 아이를 보냈다. 그런데 지금 안팎이 난리다.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할 환경이 못 된다”며 “이 지경까지 되는 동안 대체 군에서는 무엇을 했냐”고 질타했다.

군은 이런 상황에 당혹감을 보이는 한편 해결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선거 이후에 개선방안을 낼 계획이다. 송정홍 군 행정과 인재양성담당은 “새로 오는 군수의 입장에 따라 인재숙 운영방침도 정해지지 않겠나. 개편 논의를 지금 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인재숙에 남은 강사들의 고민 또한 만만치 않다. 200여명에 달하는 옥천인재숙 학생들을 11명의 강사가 감당하기에 힘에 부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올 하반기에만 5명의 강사를 내보낸 옥천인재숙의 학원계 불문율을 깼다는 꼬리표는 당분간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신 원장은 “경영이든 강사채용이든 원장인 내가 결정하고 실행한 후의 책임도 내가 진다. 인성교육은 학교에서 하며 인재숙과 강사들은 오직 성적향상에만 전념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여 지역 및 국가, 사회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든 자칭 ‘순창 교육의 요람’이라는 옥천인재숙, 이곳에 필요한 것은 성적일까 인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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