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락 수확량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 점차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최근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수확량 회복을 기대했지만 막상 벼를 베고 난 후에는 한숨을 쉬는 농민이 많아졌다.
현재까지 조사된 군내 나락 수확량은 조곡 40킬로그램(kg) 기준으로 한 마지기당 약 10가마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12가마 정도가 평년작이라고 할 때 15%가량 부족하다. 농민들은 추석 명절 전 자금을 마련하고자 조생종 벼를 수확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간 벼 베기를 미뤄왔다. 일조량이 높은 때에 조금이라도 낱알이 실하게 여물 수 있도록 해야 등급과 수확량에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해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김대선(37ㆍ풍산 대가)씨는 “나락에 꽃이 필 때 마침 비가 많이 왔고 여름내 일조량도 적었다. 조곡 1마지기에 10가마가 나왔는데 다들 피해를 입었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김충권(64ㆍ풍산 두승)씨는 “다섯 마지기 반에 60가마가 조금 덜 나왔다. 찰벼라 수확량이 조금 더 떨어지는 점도 있다. 이를 말려서 내야 하니 실제 농민이 쥘 수 있는 돈은 적다. 수십 년 농사를 지으며 든 생각은 ‘결국 농사는 하늘이 결정한다’는 것이다”며 “언제까지 빈곤이란 단어가 농민에게 따라다녀야 하는지 참 서글프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20년 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가격을 보이고 있는 쌀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민들은 이중곡가제를 다시 시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성야무(63ㆍ유등 건곡)씨는 “나락 한 마지기로 20만원 남기기가 참 힘들게 됐다. 값도 안 되는 공공비축미 수매보다 전량 수매를 해야 하며 이중곡가제를 부활시켜서 농민과 소비자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 되어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농촌에 정착하기 무척 힘드니 노인들이 가고 나면 이 넓은 들판에서 누가 경작을 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