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아 더 아름다운 장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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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많아 더 아름다운 장구목’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0.13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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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마실길걷기대회 1000여명 성황

 

▲ 반환점인 장구목 구름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저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화창한 가을 날씨와 섬진강의 수려함이 만났다.

거슬러 올라갈수록 나타나는 기암괴석의 오밀조밀함은 장구목 구름다리에서 정점을 찍는다. 너른 들판은 없지만 이곳에는 눈을 정화시키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섬진강 마실길이다.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한 방법으로 걷기가 추천됐다. 올해 처음 개최된 섬진강 마실길 걷기대회에는 섬진강과 장구목을 감상하러 온 군 내ㆍ외 1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몰렸다.

대회 구간은 지금은 폐교된 적성면 내월초등학교 옛터에서 출발해 장구목 일대를 돌아오는 13킬로미터(km)의 구간으로 구미교를 건너 거북바위와 장구목 유원지를 지나 구름다리를 건넌 후 마실 숙박휴양단지 쪽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거리가 비교적 길긴 하지만 섬진강을 끼고 걷는 길이기에 언덕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걷기대회에는 가족 단위로 온 참가자들이 많았고 노인들도 큰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었다.

평소 이 길을 자주 다니던 사람들도 매번 느낌이 다르다고 말 하듯이 참가자들은 힘은 들어도 지루하지 않다는 한결같은 평을 내놓았다. 홍현난(44ㆍ광주 북구)씨는 “길이 너무 사랑스럽고 바위가 아름다워 지루하지 않았다. 이따금 가족들하고 도시락을 챙겨 오면 좋은 소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장구목 구름다리에서 마실 숙박휴양단지로 이어지는 구간을 시멘트로 포장한 것에 대해 홍씨는 “이런 아름다운 곳에는 시멘트보다 느낌 있는 흙길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부모의 추천으로 오게 된 이수현(옥천초 6년) 학생은 “걷다 보니 멀어서 힘들긴 하지만 갈수록 또 다른 풍경들이 나와 기대가 된다. 멀리서 보이는 구름다리를 보며 힘을 냈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식사 때가 되자 삼삼오오 모여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대회를 주최한 순창군통합체육회는 긴 거리 때문에 대회 시간이 길어지는 점을 고려해 식사는 각자 준비하도록 했다. 구름다리가 한 눈에 보이는 넓은 바위에 자리 잡은 중년의 남성 참가자들은 신선이 된 듯한 모습이었다. 강용운(66ㆍ순창읍 순화)씨는 “산수 좋고 날씨마저 화창하니 참 좋다. 용궐산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늙어가는 인생이 젊어진 계기가 됐다고나 할까. 순창뿐 아니라 전 국민이 와서 섬진강을 걷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씨의 바람 따라 내년에도 걷기대회가 열릴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은 전국 7개 지방자치단체가 동시에 개최한 걷기대회는 그 결과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한동락 생활체육회 부회장은 “아름다운 섬진강 풍경을 가족, 친구와 함께 보고 즐기며, 걷는 동안 땀도 흘리면서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 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교환 통합체육회 사무국장은 “순창은 4~5km 내외의 짧은 거리를 운영한 다른 지자체보다 구간 내 볼거리도 많고 경치는 단연 으뜸이다. 국민생활체육회의 지원을 받으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해 때문에 강에 남은 쓰레기가 아직까지 남아있어 흠이다. 군내 모든 주민들이 편히 올 수 있도록 임순여객과 협의해 복흥ㆍ쌍치면 지역에는 버스를 추가 배치했다”며 마실길 걷기대회의 홍보가 많이 되고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걷기대회 종료 후 경품 추첨에서 50만원 상당의 세탁기가 당첨된 정병조(조마루 대표)씨는 즉석에서 제일산악회의 뜻을 모아 불우이웃돕기로 기증했다. 또 순창여중 학생들은 투병중인 유희은(3학년) 학우 돕기 성금운동을 펼쳐 참가자들의 정성어린 모금이 이어지는 등 훈훈함을 더했다.

섬진강의 수려함이 어느 때보다 빛난 이 날 장구목은 사람이 찾아와야 더욱 아름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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