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24) 부부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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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24) 부부 싸움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1.10.1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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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히 울려 퍼지는 웨딩 마치 소리와 수많은 축하객들의 축복 속에서 혼인 서약을 하고, 성혼 선언문 낭독과 주례 선생님의 주례사를 마음에 담아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부부는 함께하는 인생을 시작 한다.

이렇게 시작한 부부의 삶은 시간과 세월이 흐르면서 사고방식 생활방식의 차이가 드러나고 갈등이 시작 된다. 불협화음이 빈번해지면 부부사이에는 평화가 깨지고 부부를 비롯한 가족 모두의 인생은 생기를 잃고 병들어 간다.

가정이란 인생의 근본이요. 사회생활의 토대이다. 그러기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에 성공 할 수 있다고 했다. 가정의 평화가 없이는 인생의 존립이 위태 해진다. 부부 갈등의 원인인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은 어렸을 때부터의 언어습성ㆍ생활습성ㆍ사고습성과 유전에 의해 굳어지기 때문에 나고 자란 환경과 가치관이 다른 부부가 마음과 행위가 같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란 일심동체(一心同體)이다. 왜냐면 부부 중  한쪽의 마음과 몸이 상하면 다른 쪽도 함께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동심일체(同心一體)를 이루기 위해선 상대가 나와 다름을 긍정하고 존중하면서 상대의 요구를 배려해 끊임없이 나를 개선해 나감으로서 싸움의 씨앗을 제거해야 한다.

인지과오의서이 재기즉불가서(人之過誤宜恕而 在己則不可恕) 다른 사람의 잘못은 용서함이 옳고 자신의 잘못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채근담]

싸움의 씨앗은 마음속에서 자라지만 싸움을 일으키는 직접적 계기는 입이다. 화가 나면 입에 자물쇠를 잠그고 잠깐 자리를 피하라. 분노가 입을 지배하게 되면 재앙을 만든다. 악한 말을 뿜어내고 악한 말은 악한 말을 불러 오면서 자신을 먼저 상하게 하고 상대를 상하게 하며 지혜는 설자리가 없어지고 문제는 더욱 커지면서 두 사람의 마음은 상처 때문에 괴로워한다.

인지일자중묘지문(忍之一字衆妙之門) 참을 인 자는 모든 문제를 푸는 지혜로 들어가는 문이다[채근담]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듯 하라. 부부싸움이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은 싸워도 흔적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흔적 없이 지워버리라는 말이다. 대부분의 부부가 싸움 후 냉전을 지속하면서 먼저 말을 거는 것을 투항으로 생각하는데 부부싸움은 승자가 없는 패자만 남는 싸움이다.

싸움에서 이기려 할수록 문제는 더욱 커진다. 부부싸움에서 함께 승리하는 길은 서로 먼저 지려고 했을 때이다. 즉 부부가 서로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부부가 함께 승리하는 길이다. 자존심 때문에 서로 잘못을 인정하려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진정한 자존심이란 자신의 인품을 상승시킴으로서 다른 사람에 의해 자신의 품격이 인정 되어지는 것이다. 즉 상대방이 존경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다.

싸움이 지속되고 냉전이 오래가면 이혼이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팔자를 바꾸어 보지만 자신을 개선하지 않고선 다른 사람을 만나도 행복은 보장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고 결함투성이며 파국이란 결함끼리 부딪치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결함을 관용하며 자신의 개선을 통해 보완해갈 생각을 해야지 상대가 고치길 바라고 따지고 해선 어느 누구하고도 함께할 수 없다. 人자는 기대고 지탱해주는 부부를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부부란 듣기 싫은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이다. 거부할 것이 아니라 친숙하게 받아야 한다. 이중상문역이지언(耳中常聞逆耳之言) 귀에 거슬리는 말을 귀담아 듣는다.[채근담]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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