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용궐산 하늘길, ‘대형버스 진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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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용궐산 하늘길, ‘대형버스 진입금지’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12.01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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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궐산을 처음 찾아갔던 건 지난 5월이었습니다. 몇몇 군민이 용궐산 하늘길(데크길)’ 공사가 부실하다고 제보를 했기 때문입니다. 군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안전이 위험해 보인다는 강력한 항의 제보였습니다. 용궐산으로 진입하는 섬진강변 장군목길에서는 지난해 입은 수해 복구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장군목길은 승용차량 2대가 가까스로 비껴갈 정도로 좁은 구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형버스라도 만난다면 어찌해야 할까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용궐산 하늘길(데크길)을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해야 할 목재로 만든 길(데크길)은 육안으로 얼핏 보기에도 여기저기 공사가 부실해 보였습니다. 여러 군민과 관광객들의 목소리를 담아 부실 공사와 안전보호 문제를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이후 용궐산을 또 찾아갔습니다. 이번엔 용궐산 암벽에 정체 모를 한자를 새기고 있다는 군민의 제보였습니다. 용궐산 하늘길에 오르면 사방이 장관입니다. 용궐산 암벽을 가로지는 하늘길에 서면 섬진강 물줄기가 굽이굽이 감아 도는 환상적인 풍경이 아스라이 펼쳐집니다. 시선을 돌려 용궐산을 바라보면 그 멋진 자연환경을 암벽에 새긴 한자가 망쳐놓습니다.

용궐산은 몇몇 언론에서 다루고 관광객들이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입소문이 났습니다.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열린순창> 등 몇몇 언론이 용궐산 암벽 한자 논란 기사를 다루고 있을 때, 한 중앙언론의 월간지가 순창 명물산행,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용궐산이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한 포털사이트 1면에 오르며 많은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요. 지난달 21일 용궐산과 관련해 군민에게 또 한 통의 제보전화를 받았습니다. 일정이 겹쳐 그날은 찾아가지 못하고 한 주가 흐른 지난달 28일 용궐산을 찾아갔습니다.

용궐산으로 향하는 길 도로변 중간 중간에는 용궐산 하늘길 2km 대형버스 진입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이 현수막은 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이 날은 더욱 많은 숫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용궐산으로 들어가는 초입, 내룡마을 표지석이 놓인 삼거리 부근에는 수많은 관광버스가 도로변을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관광버스가 줄지어 주차된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지난 여름부터 관광버스가 유난히 많이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문제는 많은 관광객이 오는 건 좋은데, 화장실 하나 없으니까 관광객들이 민가에 막무가내로 찾아와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간다면서 주민 입장에서는 마을에 도움이 되는 게 하나도 없는데, 그렇다고 매번 관광객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순창군에 대한 인상을 좋지 않게 만들기도 뭐 하고, 이래저래 피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용궐산은 현재 들어가는 도로(산을 타고 가는 임도)와 나오는 도로(기존 장군목길)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각각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차량이 좁은 장군목길을 마주 오가느라 아찔하던 이전의 좋지 않은 상황은 벗어났습니다.

용궐산은 지난 2011용궐산 치유의 숲조성을 시작으로 올해 용궐산 하늘길과 용궐산 자연휴양림 조성사업까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관광명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섬진강이 끼고 도는 용궐산을 순창군의 산림자원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용궐산 개발은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용궐산 초입부터 하늘길로 오르는 산림휴양관까지 약 2km 구간에는 변변한 화장실도, 휴게시설도 없습니다. 대형 관광버스는 이 일방통행 길을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용궐산 초입부터 벌어지는 대형버스 주차난도 난이지만, 이곳에 터를 잡고 사시는 주민들의 피해도 막심하고, 기분 좋게 찾았던 관광객들의 불만도 큽니다.

전국에서 용궐산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대형버스 진입금지안내 푯말이 있는 도로변에 멈춰 서야 합니다. 이 관광객들은 아마도 용궐산 하늘길까지 편도 2km, 왕복 4km를 걸어서 오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늘길을 오르는 관광객들은 정말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뿐일 겁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용궐산이 보이지도 않는 도로변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고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순창에서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은 채 말이지요. 더욱이 이 사람들이 다시는 순창에 찾아오지 않겠다고 욕을 할지도 모릅니다. 용궐산, 이제라도 원점에서 다시 돌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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