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최성춘
(12.30)
하얗게 내리는
함박눈을 보며
어찌 낭만적 표현으로만
단정할 수 있으랴
폭설로 고립된 산짐승의
안위와 새들의 날갯짓은 멈추고
북풍한설 차가운 바람은
아직 혹독한 겨울인 것을
나뭇가지에
수북이 쌓인 눈이
어찌 아름다운 설경이라고만
말할 수 있으랴
짓눌리는 무게를
감내하는 가지의 인내는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인 것을
폭설에 주저앉은 시린 마음
따뜻한 손 내밀어
함께 가는 길동무는 그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일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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