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상태바
[시론]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2.01.05 0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이 추워야 농사에 좋다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겨울은 없는 사람들에겐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그래서 첫추위가 시작될 무렵부터 많은 이들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라는 영국 시인 셸리(Shelley)가 쓴 시 <서풍에 부치는 노래>(Ode to the West Wind) 마지막 구절을 생각하기도 한다.

올 겨울이 지나면 새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봄에는 조금 더 좋은 일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가져본다. 코로나19도 어느 정도 진정되고, 청춘을 아르바이트로만 전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그저 그렇게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봄날은 올 거라고 막연한 희망을 가져 본다.

올 봄엔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간도 기다리고 있다. 39()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 61()은 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을 뽑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대한민국 5년을 좌우할 대통령선거도 중요하지만 순창군민 개개인의 삶에 구체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기초단체장·지방의회 선거가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다.

199712월 대통령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김대중-김종필 연합,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요청, 이회창 후보 두 아들 병역 기피 의혹, 이인제 독자출마로 인한 여당 분열 등의 요인 때문이었다. 또 다른 분석도 있다. 1995년부터 전면 실시된 지방자치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유권자 의식이 높아지고 관권 부정선거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이승만 정권에서는 부분적으로, 장면 정권에서는 전면적으로 실시했다. 그러다가 군사 쿠데타로 들어선 박정희 정권이 이를 폐지했다. 이후 199010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민주당 총재 시절 13일간 단식투쟁으로 30년 만에 지방자치 부활을 알렸다. 이어 1995627일 제1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지자제 도입으로 우리 사회는 많이 변했다. 중앙에서 일률적으로 관권 부정선거를 획책할 수 없게 되었고, 지방이 중앙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게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함평 나비축제 같은 지역 행사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것도 지자제 도입의 결과였다. 아직 일부 지자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실험은 주권 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장은 임기 4년간 지자체 행정을 좌우하며 주민의 생활·복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단체장의 역할은 지역 내 행정, 서무, 재정, 고충·민원사항, 재해구조 등의 책임을 진다. 또 공무원 인사권과 각종 인·허가권을 갖는다. 지역 내에서의 권한과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이런 책임감 때문인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스스로의 윤리강령 7가지를 밝히고 있다. 윤리강령에서 그들 스스로가 주민의 공복(公僕·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임을 밝히면서 청렴을 최우선 순위에 놓았다. 그밖에도 주민복리증진과 공정한 인사 등을 자신들의 임무로 정리했다.

최고책임자의 역할과 자질은 그 조직의 생존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우리 지역은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소멸 자치단체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역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런 면에서 6월에 있을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에서도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정치학자들의 공통적 견해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자질로 청렴성·공정성·추진력 등을 꼽고 있다. 실제 이런 자질을 갖춘 시··구청장이 연임에 더 많이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4년 동안 순창을 이끌고 갈 차기 군수의 조건을 나름 정리해 보았다.

첫째, 우리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차기 군수는 조직구성원의 의식개혁을 통해 혁신적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같은 공무원을 데리고 전임자와 확연히 구별되는 행정을 펼친 이재명 전 성남시장·경기지사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둘째, 군내 부족한 자원 배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참여자들 간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 가르기를 하지 않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성을 갖춰야 한다.

셋째, 주민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찾아내서 해결하는 생활행정에 역점을 두는 사람이 필요하다.

넷째, 지역 문화와 특산품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세일즈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전임 군수의 정책을 계승·보완해 장기적 대책을 펼쳐야 한다.

다섯째,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고용을 창출하고 다양한 혁신기법과 전략 등을 강구해 돈이 지역으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삶에 대통령보다 더 영향을 미지는 기초단체장 선거. 특정 정당의 텃밭이라는 생각을 떠나, 자신의 이해관계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어느 후보가 이러한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모두 관심 있게 지켜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