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며칠 전에 놀러 왔던 친구에게서 다음날 연락이 왔는데 아이에게 수포가 생겨 병원에 갔더니 수두라고 한답니다. 소아과에서는 수두 걸린 아이랑 같은 방에 있으면 거의 100% 수두에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 집에 6살, 2살 된 아이가 있어서 걱정입니다. 두 아이 모두 아직 수두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거든요. 수두에 감염되었다면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지나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요? 날도 추워지는데 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닐 것을 생각하면 걱정도 되고, 심할까봐 염려도 됩니다.
답
아이에게 수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서 수두에 걸릴까봐 걱정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질문입니다. 2세에서 10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염인 수두는 주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전염되지만 예방접종을 한 경우에도 가끔 나타나고, 성인들도 걸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들이 5세까지 95%이상이 걸린다고 하는데, 수두 그 자체로는 심각한 위험을 가져오지 않지만, 전염성이 강해서 주변아이들에게 옮기므로 흔히들 학교를 1주일 정도 쉬도록 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두의 증상은 감염 후 2주간의 잠복기 후에 처음 1~2일은 가벼운 열과 피로감 그리고 식욕이 없는 등 감기처럼 오다가 몸에 생긴 발진으로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고 빨간 점 모양의 발진이 처음에 한두 개 생기다가 나중에는 온 몸에 수포(물집)가 생기게 되는데, 이 때 물집이 몹시 가려워서 힘들어 합니다. 물집이 생기는 부위가 처음에는 가슴과 배에 많이 나타나고 이어서 얼굴, 어깨로 나중에는 팔 다리에 까지 오게 되지만 손바닥, 발바닥에는 드뭅니다. 이슬처럼 생긴 물집은 2~3일 지나면 말라서 딱지가 생기고 10일 후에 깨끗이 떨어지고 자국은 거의 남지 않게 됩니다. 이 물집이 동시에 나타났다가 함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여러 가지 모양의 물집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질문하신 분이 알고 있듯이 수두는 예방접종을 하면 수월하게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성인이 되어 수두를 앓으면 어릴 때 앓는 것보다 증상이 훨씬 심하기 때문에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어릴 때 수두에 앓게 하려고 아예 예방접종을 안 하거나 옮아오게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수두는 발진 하루 전부터 3~4일간 전염성이 강하므로 수포가 생기기 하루 전에 수두에 걸린 아이와 같이 놀았다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합니다. 대부분의 수두는 1주일 정도면 깨끗이 낫지만 청소년이나 성인 그리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치료기간이 더 오래 걸리며, 한번 걸리면 평생 면역이 되므로 아이가 건강하다면 너무 염려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수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두 예방접종은 약 80%의 유효성이 인정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작용이나 안정성, 효과 및 추후에 나타날 수도 있는 대상포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여 반드시 예방접종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않지만,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청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면역력이 높아야 하므로 평소에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아이들을 잘 돌봐야 합니다. 즉 제철 음식과 같은 좋은 먹거리와 충분한 휴면과 휴식, 감기 증상에 함부로 항생제를 안 먹이는 등 부모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수두의 치료는 특별한 것이 없이 고열일 때 해열시켜주고, 가려움이 심하므로 가렵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해열할 때 아이에게 아스피린을 주면 안 됩니다.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흔하지 않지만 뇌와 간의 손상을 보이는 라이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손톱을 짧게 깎아 깨끗이 씻어 주는 것이 세균감염 예방에 꼭 필요하고 특히 잠들었을 때 긁어서 물집을 터뜨리면 세균에 감염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열을 내려주고 물집을 말리면서 해독하는 처방을 1~2주 먹이는 방법으로 수두를 다스려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