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기술사업단 양성교육 용접과정’ 1기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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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기술사업단 양성교육 용접과정’ 1기 수료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2.01.19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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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화목난로’를 만들어 본 사람들입니다”
엄동설한도 막지 못한 ‘열혈청년’들의 열정
왼쪽부터 우송식(순창읍), 이승철(인계), 연상준(순창읍), 박영훈 공학박사(지도강사), 임성래(순창읍), 신승문(팔덕), 이정혁(유등), 김도철(순창읍). 그 외 박대원(복흥) 씨도 난로를 만드는 과정까지 모두 수료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수료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왼쪽부터 우송식(순창읍), 이승철(인계), 연상준(순창읍), 박영훈 공학박사(지도강사), 임성래(순창읍), 신승문(팔덕), 이정혁(유등), 김도철(순창읍). 그 외 박대원(복흥) 씨도 난로를 만드는 과정까지 모두 수료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수료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순창군과 순창군농촌종합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농업회사법인 강천민덕원이 주관한 순창군 기술사업단 양성교육 용접과정 제1기 수료식이 지난 14일 오후 4시 팔덕 장안마을에 위치한 작업장에서 열렸다.

 

한 달 만에 화목난로를 만든 사람들

태어나서 용접을 처음 배운 사람들이 불과 한 달만에 빈 가스통을 이용해 각자 화목난로를 하나씩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궁금함에 겨워 한달음에 달려갔다.

실제 불을 피워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화력이 정말 좋네요. 마음에 듭니다.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하하하.”

1기 수료생 우송식(순창읍) 씨는 뿌듯한 표정으로 직접 만든 화목난로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난로를 과열할 때 이게(연소통 구멍이) 높으면 공기가 빨려 들어와요. (보이진 않지만 난로통 안에) 이 관이 여기까지 올라와요. 열이 올라가면 이 관에서 와류를 해가지고 다시 내려와서 2차 열기를 갖고 있으니까 연료도 많이 소모가 안 되면서 따뜻하죠. 여기에는 불구멍을 달아서 닫았다 열었다 열 조절도 할 수 있어요.”

교육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친구(김도철)가 이 작업을 한데요. 용접이라든가 집에서 필요로 할 때가 있는데 자꾸 빵구가 나버려요. 그런 것들을 배우는 기회가 생겨서 참석했죠. 제가 목공을 취미로 하고 있는데 난로를 하나 구하려고 하니까 옛날에 육십 만원, 칠십 만원 하던 것이 130만원, 배로 올랐더라고요. 공방에 놓고 쓰기엔 충분할 것 같아요. 공방의 먼지라든가 나무들이 있어서 불씨가 튀면 위험하니까 그런 것들이 안 나오게 보완하려고요.”

교육생들이 불과 한 달 만에 직접 재단하고 용접해서 각자 만든 화목난로들.
교육생들이 불과 한 달 만에 직접 재단하고 용접해서 각자 만든 화목난로들.

 

여러분들 열정에 제가 오히려 고맙다

용접과정을 지도한 박영훈 공학박사는 수료식 인사말에서 여러분들 열정에, 정열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에 참 많은 공부를 하는 계기가 되어 제가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순창군과 농촌종합지원센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고, 완벽하게 완성되지는 않은 하나의 과정이지만, 이렇게 사람이 만났다는 것이 여러분들 모두에게 자산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처음으로 기술사업단 양성 목적을 가진 교육이었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면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1기 수료생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수료생을 대표해 김도철(순창읍) 씨는 앞으로도 이런 교육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4주가 정말 빨리 지나갔는데요. 처음에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왔는데, 우리 교수님이 옆에서 잘 지도해 주시고 같이 실습도 하고,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나서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이제 이걸 밖에서 써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내가 뭔가를 좀 했구나나름대로 상당히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도철씨가 수료증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도철씨가 수료증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일 오후 1~7, 20일 동안 강행군

용접과정 1기 교육은 지난해 1220일 시작해 지난 114일 마무리됐다. ·일을 제외하고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하루 여섯 시간씩 총 20일 동안 강행군을 했다. 이날 수료식에 참석한 수료생 7명과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1명 등 8명은 모든 교육과정을 거의 빼먹지 않고 참여했다고 한다.

농촌종합지원센터 최지영 사무국장은 교육 시간이 평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로 길었는데, 교육장에 박영훈 공학박사님이 항상 계시니까 교육생들이 아침 10시부터 와서 실습을 해도 편의를 많이 봐주셨다며 교육과정의 이면을 귀띔했다.

박사님이 매일매일 교육하면서 작업한 내용을 블로그에 사진으로 올려서 설명해 주셨어요. 처음에는 그냥 조그마한 거 용접해 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박사님이 보시기에 수강생 분들이 하려고 하는 의지가 너무 강하니까 좋으셨던 거예요. 그래서 화목난로를 본인들이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어보라고 한 거예요. 난로는 완전 작품이에요. 모두 자기 스타일로 만들었잖아요.”

 

다음부터는 야간반으로 따뜻한 시기에 진행

수료식을 마친 수료생들이 하나둘 난로가로 모여들었다.

한 수료생은 여기 작업장이 정말 추웠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눈보라가 몰아치고 혹한이 몰려왔을 때도 결석 안 하고 어떻게 작업을 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옆에 있던 박영훈 박사가 웃음으로 화답했다.

저도 놀랐어요. 그건(화목난로 용접은) 1년 이상 과정을 이수해야 완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옵니다. 그런데 열정이 있으니까 쫓아 따라온 거죠. 배우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처음에 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내심 불안했어요. 중간에 하다가 안 되면 포기할 거니까. 그래서 걱정했는데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하는 걸 보고 저도 많은 것을 공부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한 수료생은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제가 건의 드렸어요. 다음부터는 야간반으로 좀 따뜻한 시기에 진행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요. 정말 추웠거든요. 여기 작업장 비닐 천막도 엊그제 친 거예요. 그 전에는 그냥 매서운 바람과 함께 작업했어요.”

 

난로에 우주를 담다

수료생들은 앞 다퉈가며 난로 자랑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임성래씨

 

고기 굽는 불판을 아예 붙여놓았죠. 당연히 열이 있으니까. 난로를 만들라고 하셔서, 유튜브 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각종 블로그에서 효율적인 난로가 어떤 걸까 꾸준히 살펴봤죠. 보통 난로에는 나무를 계속 넣어줘야 되잖아요. 저는 화구를 좀 크게 만들어서 나무를 한 번 넣으면 오래 신경 안 쓰고 열효율이 높고 그런 걸 고안했어요. 아 난로는 집 창고에다 놓고 작업할 때 사용하려고요.”(임성래·순창읍)

안정감 있으라고 난로통에다가 이렇게 발을 하나씩 붙였어요. 하늘을 상징하는 나비, 땅을 상징하는 꽃, 물을 상징하는 거북이, 우주를 상징하는 별을 붙였어요. 난로는 뜨거우니까 해(태양). 온 자연을 난로에 담은 거죠. 음양오행을 한 번 표현해 봤어요. 난로가에 둘러 앉아 이야기 소재가 떨어지면 이걸 보면서 세상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요. 하하하.”(이승철·인계)

연통을 타고 하얀 연기가 마구 솟구쳤다. 솟구치는 연기 속도에 맞춰 난로는 뜨거운 열기를 쉼 없이 내뿜었다. 매서운 바람이 살을 에는 겨울날, 야외에선 후끈후끈 열을 토해내는 난로 하나만 있으면 추위를 피할 수 있다.

교육장을 벗어나오는 길, 저 멀리 하얀 연기가 하늘 높이 퍼져가고 있었다. 엄동설한을 뚫고 나온 난로는 열혈청년들이 뜨거운 열정으로 만든 작품이다. 하얀 연기는 열혈청년들이 땀 흘리며 내뱉는 뜨거운 입김처럼 보였다.

 

연상준씨
연상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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