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경로당 운영비, 왜 ‘순창’만 문제 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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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경로당 운영비, 왜 ‘순창’만 문제 삼나요?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2.01.19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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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해 422<열린순창>에 순창군내 경로당 운영보조금 사용에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기사로 처음 전했습니다. 당시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전국 시골농촌 어디에나 있는 경로당 보조금 문제를 굳이 순창군이 총대를 메려고 하느냐”, “왜 우리 순창만 문제 삼느냐는 불만이 가득 섞인 항의였습니다.

이후 어쩌다 보니 제가 직접 케이비에스(KBS) 전북뉴스에 출연해 순창군 경로당 문제에 대해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경로당 기사를 썼던 당시는 열린순창근무를 시작하며 순창에 정착한 지 100일이 갓 지나던 시점이었습니다. 경로당 문제를 처음 인지한 건 순창 생활 10여 일만이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경로당 문제를 접하자마자 본능적으로 ~”하고 탄식을 했습니다. 이건 제대로 쓰기도, 그렇다고 안 쓸 수도 없는 내용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챘던 겁니다.

이후 2개월여 간 취재를 이어가면서 정말 경로당 문제를 순창군에서 공론화를 시켜야 하는지 누구와도 상의하지 못한 채 혼자서 전전긍긍했습니다. 더구나 경로당 보조금 관련 취재를 하면서 자료를 찾아보니 분명히 순창만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였습니다. 경북 ○○시에서도, 전남 ○○군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음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18)경로당 보조금’, ‘경로당 운영비를 검색하면 여러 지자체에 경로당 운영비 관련 문제가 있다는 관련 뉴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잘 안 보는 텔레비전을 가끔 틀면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대선 후보는 매일같이 공정정의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공정정의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공정이 어디서나 제대로 지켜지고 정의가 어디가나 올바로 구현된다면 참 살기 좋은 세상일 겁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공정정의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 실천해야 하는 지를요. 잘못 적용된 공정은 더 큰 불공정을 야기하고, 올바르지 않은 정의라는 허울을 둘러쓴 각종 폭력은 소시민들에게 크나 큰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요.

흔히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합니다. 누구든 자기 처지에서 참 쉽게 하는 말입니다. 제게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내로남불같은 문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순창군 경로당 운영보조금 부당 사용이 그것입니다. 남들 다 하는 부정을, 내가 한다고 정의로 바뀔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지난 115일 순창에 정착한 지 정확하게 1년이 되었습니다. 눈보라가 휘날릴 때 서울에서 순창으로 내려왔는데 어느덧 해가 바뀌어 또다시 눈보라가 날리고 있습니다. 2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맘 때 처음 시작했던 경로당 보조금 관련 취재도 해를 넘겨 따라왔습니다. 지난해 말 군청에서 경로당 운영비 관련 감사가 끝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담당자를 찾아가 두툼한 감사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자료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또 따져봤습니다. 기왕에 보도를 시작했던 터, 끝을 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70쪽에 달하는 감사 자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니 다행히 2020년도에 발생했던 문제가 2021년에는 군청의 적극적인 경로당 전수조사와 특정감사로 많은 부분에서 보완책이 생겼습니다. 국비와 도비. 군비로 지원하는 경로당 운영비 사용 금액도 코로나 상황에 맞게 관리가 잘 됐다는 수치도 보였습니다.

군청의 담당 공무원은 처음엔 원망 섞인 눈초리로 저를 쏘아봤습니다. 순창군을 들쑤셔 괜한 고생을 시킨다는 눈치였습니다. 어떤 공무원은 순창이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면 지금까지 전수조사하고 주민들하고 다투고 했던 일은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공정정의’, ‘내로남불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경로당 운영비 문제를 계기로 순창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큰 힘이 없는 제가 경로당 문제를 계속 따져 물었던 건,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장수마을 순창, 부모님 고향 순창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경로당 문제로 인해 순창군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리고 다툼의 소지까지 만들어 드렸던 데에 진심으로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분명한 건, 저도 순창을 사랑하는 순창군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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