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후보 구속, 33년만의 옥중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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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기 후보 구속, 33년만의 옥중선거
  • 우기철 기자
  • 승인 2011.10.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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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ㆍ만장 ‘등장’… 유세장 한때 ‘침울’

 

▲ 이홍기 후보 구속에 부인 정희순 여사가 상복을 입고 지지자들과 함께 유세현장에서 군민들에게 인사했다.

낙선자 이홍기 후보가 지난 20일 선거인 매수혐의로 구속되면서 군내 유세현장은 33년만에 ‘옥중선거전’이 치러졌다.

지난 78년 10대 국회의원 선거때 당시 국회의원선거법 위반 및 뇌물 비리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옥중에서 당선된 손주항 전 국회의원 선거전 모양새가 재현되었기 때문이다.

이날 구속된 이 후보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공작정치의 희생양이 됐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옥중선거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홍기 후보 측은 유세장에서 ‘만장’을 치켜세웠고 이 후보 부인 정희순 여사는 상복을 입었으며 둘째아들은 이 후보 영정사진을 들고 다니며 군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 대신 유세차량에 오른 정희순 여사는 “눈물을 참으려 이를 악물고 악물고 해도 울지 않을 수 없다. 큰며느리가 손녀딸을 낳았는데 옥중에 있는 이 후보는 모르고 있다”고 운을 뗀뒤 “결혼생활 35년 동안 ‘사랑해’라는 말을 해달라고 하면 웃기만 했는데 구속되면서 전화 통화를 통해 걱정됐는지 ‘여보 사랑해’라고 했다”고 울먹이며 이 후보가 구속된 상황에서도 가족에 대해 걱정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선거가 지독하고 혹독하다”며 “이 후보는 정직하고 투명한 사람이다. 군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이홍기를 살려 군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 살려 달라, 선거 끝까지 흔들리지 말고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를 지켜본 1000여명의 지지자와 주민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함성과 연호를 연발하는 지지자들의 모습은 열화와 같았다.

이 후보 지원유세에는 손주항 전 의원, 정재규 전 김대중대통령 경호 특보, 구태서 전 도의원, 김교근 전 도의원, 김종세 변호사, 홍승채 전 서울특별시 의원, 한성희 군의회 의원 등이 나서 눈길을 끌었다.

손주항 의원은 지난 1978년 1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남원ㆍ임실ㆍ순창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선거법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후 옥중당선 되었고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는 정치인이다.

손주항 전 의원의 입담은 거셌다. 손 전의원은 “몸이 자유스러운 사람과 묶인 사람이 씨름을 하면 공평한가”라고 반문한 뒤 “조 전교육장의 녹취록이 있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군수 후보이므로 도주 우려가 없는데 왜 구속시켜는 지 알 수 없다”고 이 후보 구속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후보라면 쥐도 돼지도 막대기도 당선돼는 시절은 끝났다. 민심은 천심이다. 많은 고난을 겪은 후보가 순창을 발전시킬 수 있고 일등군수가 될 수 있다. 고추장, 된장 가지고는 안 된다. 전라북도를 휘어잡을 수 있는 군수를 만드는 것은 군민들의 마음먹기 달려있다. 이 후보를 당선시켜주면 목숨을 바쳐 군정을 펼칠 것이다”고 호소했다. 또 1000여명의 군민들이 운집한 모습을 보면서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 중앙일간지에 이 후보가 보도되면서 순창군수 선거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서울과 경기도 시민이 이 광경을 봐줬으면 좋겠다. 이 후보를 찍으면 일등군민이 되는 것이다. 내가 민주당 황가 같으면 사퇴하겠어”라고 입담을 과시했다.

정재규 전 특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셨고 뼈 속까지 민주당인 본인이 왜 이 후보를 지지하겠는가? 순창 민주당은 뿌리째 썩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황 후보는 향우회에서도 본 적이 없고 박상호 전 차관이 회장으로 있던 순창출신 사무관급이상 모임에 여러 번 참석했지만 본적이 없다. 그런데 무슨 고향사랑인가 3개월짜리 가짜 민주당이다”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또 “경로당에 주는 연료비가 마치 전임군수 사비로 주는 것처럼 홍보가 되어 있는데 군민의 세금으로 주는 것이니 속지 말라 효자로 소문난 이 후보가 당선되면 어르신들을 더 잘 모 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세 변호사는 “황 후보와는 고향도 같고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지만 본인은 이 후보를 지지한다. 이유는 이 후보가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며 법조인 입장에서 보면 “불법으로 입수한 녹취록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후보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용기와 희망을 가져야 한다. 이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교근 전 도의원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후보자가 누구를 못 만나겠나. 선거인 매수사건의 진실은 밝혀진다”며 “대도 조세형이 순창에 나타났다.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호호 방문해 표를 가로채고 있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러나 이러한 청중의 분위기와 유세 지원을 나선 지지자들의 호소도 ‘선거인 매수, 녹음물’에 의한 후보 구속의 파장을 넘지 못하고 96표 차라는 기록을 남기며 끝났다. 향후 이 선관위 고발과 검찰의 구속 그리고 후보의 ‘정치공작 희생양’ 주장이 어떤 재판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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