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다시 김대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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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시 김대중을 생각한다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2.01.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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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1 국가 이미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10명 중 8명이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별로는 베트남(95%)·터키(92.2%)·필리핀(92%)·태국(90.8%) 등이 특히 우리나라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에 대한 긍정 이미지 요인으로는 케이(K)팝과 영화 등 현대문화(22.9%), 제품·브랜드(13.2%), 경제수준(10.2%), 문화유산(9.5%), 국민성(8.6%) 사회시스템 7.8%, 스포츠 7.6%, 정치상황 6.2%, 국제적 위상 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한국인으로 1위는 방탄소년단(BTS, 15.1%)이 꼽혔으며, 2위는 문재인 대통령(6.2%), 3위는 블랙핑크(6.1%)가 각각 차지했다. 이어 탤런트 이민호(4.1%), 축구선수 손흥민(3.6%), 가수 싸이(2.2%), 영화감독 봉준호(1.6%)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발표로 보아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가장 큰 요인은 케이팝과 케이드라마·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 열풍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에 우뚝 서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그를 한류에 첫 번째 불을 지핀 진정한 주인공’, ‘한류의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한다.

그전까지의 위정자들은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전문가·학자들 의견을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들었을 뿐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적극적으로 수용한 정치지도자는 전무헀다. 그는 문화 감수성이 매우 강한 대통령이었으며, 대중문화의 정치적·사회적 함의와 영향력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한 지도자였다.

무엇보다 한류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 집권 후 사회 전체적인 자유화 분위기다. 그는 지원은 하지만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문화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한국 영화계는 그가 통상 압력 속에서도 스크린쿼터제를 고수하고,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 보장하고, 영화계에 대한 물질적 지원 정책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다. 그 상징물이 영화 <쉬리>였다. 남북분단체제의 터부를 깨뜨리며 한국영화사상 가장 많은 650만 관객을 불러들인 이 영화 이후 1000만 관객 영화가 줄을 서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김대중 정부가 정보화사업에 집중한 것이 현재의 한류 열풍 기초가 됐다고 말한다. 선견지명을 갖고 정보 고속도로의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에 고급문화가 됐든 대중문화가 됐든, 한국문화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광범위하게 침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의 경제적 파급력을 정확히 인식하고 집권 기간 동안 대중문화의 산업화를 적극 추진했다. 이 덕분에 영화계는 시제이(CJ)·롯데 등 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산업화에 성공했고 가요계도 에스엠(SM) 등 대형기획사들이 성장의 토양을 다졌다. 드라마 역시 대형 제작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방송사 자체 제작 드라마보다는 더욱 전문화된 외주제작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일본 대중문화에 빗장을 푸는 정책을 편다. 비판론자들은 일본 문화가 들어오면 문화 속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대중문화 개방에 자신이 있었다. 그는 우리 문화의 잠재력을 믿었고, 우리 문화예술인들의 창의력이 비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은 민주주의 사회였기 때문에 어떤 제약도 없이 그 창의력에 날개를 달아준다면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김대중의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현실은 다수의 우려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르게 된다. 대중문화 개방 이후 드라마·영화·대중음악 등이 일본에 상륙했다. 한국 스타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이른바 한류(韓流)가 생겨났다.

김 전대통령 집권기에 영화·드라마·가요 등 대중문화 전 분야에서 한류가 시작됐다. 그는 한류를 통해 국내 대중문화의 세계화를 맨 처음 시도한 국가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21세기에는 한국문화가 세계를 휘어잡으리라는 그의 예언이 그의 사후에 실현되고 있는 양상을 보노라면 그의 문화적 선견지명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아마 하늘에서 비티에스(BTS)의 성공을 보며 흐뭇해 할 것이다.

오는 6월에 치러지는 단체장 선거에 여러 후보가 차기 군수의 대업을 맡겠다고 나서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랬듯이 문화 감수성이 뛰어난, 잘 준비된 이가 지역경제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문화산업의 고장, 순창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어떤 이가 해당할까. 꼼꼼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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