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 저녁, ‘동계 빠밤’에 모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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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 저녁, ‘동계 빠밤’에 모이는 사람들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2.01.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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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밤~’에서 오순도순 나누는 삶과 문화
동계 신촌마을 전일환 씨(왼쪽)와 임실 강진에서 온 최회연 씨가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동계 신촌마을 전일환 씨(왼쪽)와 임실 강진에서 온 최회연 씨가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토요일 오후 630분경 동계 버스정류장 앞에 위치한 마을가게 개미굴에서 빠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빠밤은 보통 공연 같은 걸 시작할 때 사용하는 의성어다.

·토 주말 저녁에 진행되는, 맥주와 소소한 안주가 있는 작은 행사인 빠밤이름을 지은 관계자는 어두운 밤하늘에 빠밤~하고 별이 반짝이듯이, 여기 동계에도 어두워진 도로에 빠밤~하고 불빛이 반짝였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빠밤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실내에는 거리두기를 하며 동계면민과 적성면민, 유등면민 그리고 순창읍민인 기자 등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자리했다. 이날은 뜻밖에도 작은 기타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 백운엽 씨가 공연자 2명을 소개했다.

최회연 씨는 임실에서 기타를 치고 계시는 선생님이시고, 전일환 씨는 동계에서 클래식 기타를 하시는 분이세요. 어떻게 하다 보니까 두 분이 만났는데 기타를 치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한번 협업을 해보면 어떠냐고 해서 오늘이 딱 세 번째 만남입니다. 아직 정식 공연은 아니고 2월에 정식 공연을 할 예정인데 연습 결과에 따라서 결정되겠죠.”

백 씨는 외지에서 온 손님을 배려해 최회연 씨의 이력부터 자세하게 설명했다.

최회연 선생님은 기타를 독학으로 배운지 30년에서 40년 정도 되셨고, 산속에서 한 20년 동안 밥 먹고 기타만 치셨어요. 아직도 진행 중에 계세요. 기타를 하루에 3시간 이상 안 치면 손가락이 굳어서 잠을 못 주무시는 분이십니다. 임실군 강진면 산 중턱에 산을 깎아서 집을 지어 살고 계십니다.”

백 씨는 동계 신촌마을 이장을 3년째 맡고 있는 전일환 씨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었다.

직업은 농부인데 하시는 일이 많으세요. 이장 말고도 여러 활동을 하세요. 마을 의용소방대도 하고, 어떨 때는 방범대 가서 일하고, 술 빚는 사람들의 모임회장님도 맡고 계세요. 전통주도 빚으시고 진짜 재주가 많으세요. 수도권에서 클래식 기타 경력이 한 20년 넘으셨어요. 계속 거기서 활동하시다가 동아리 활동도 하시면서 순창에 내려오시게 되셨죠.”

동계에서 최고의 통기타리스트와 클래식기타리스트의 협업 공연을 관람했다. 두 사람은 모두에게 익숙한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어나> 등을 노래 없이 반주로만 들려줬다. 토요일 겨울 저녁 작은 공간을 울리는 기타의 선율은 따뜻했다. 통기타와 클래식기타는 선율의 울림을 달리하며 노래가사를 함께 흥얼거리는 사람들 가슴을 파고들었다.

대미는 백운엽 씨가 들국화<사랑일 뿐이야>를 최회연 씨의 통기타 반주에 맞춰 열창하는 것으로 장식했다.

적성 강경마을에서 온 차유정 씨는 담담한 말투로 문화와 삶을 강조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문화를 누리고 싶은 게 있잖아요. 기타 치시는 두 분처럼 순창과 임실의 문화를 나누는 것처럼 작은 공간에서 순수하게 문화를 이야기하고 싶죠. 이 시대에 우리가 자꾸 문화의 소중함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공간이 있어서 문화를 이야기하고, 앞으로 우리가 삶의 향수를 가지고 갈 때 뭔가 그냥 이런 자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빠밤이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생맥주 500cc 3000, 스팸·쪽파구이, 오징어채 버터구이, 건두부면 토마토볶음 등 안주는 각 1만원, 치즈 접시는 5000원이었다. 생맥주는 착한 가격이었고 건두부면 토마토볶음은 처음 먹어봤지만 안주로는 제격이었다. 저녁 9시가 조금 못 돼 자리를 뜨고 일어났다. ‘빠밤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은 어두운 도로를 밝히고 있었다. 고개 들어 바라본 동계 밤하늘에 오리온 별자리가 빠밤~하고 유난히 반짝거렸다.

 

건두부면 토마토볶음
생맥주 3000원 착한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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